남은 쟁점, 최선집행기준

1.
찻잔속의 태풍이었나 봅니다. 다자간매매체결회사를 둘러싼 핵심쟁점이었던 5%규정은 금융위원회의 원안대로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선집행의무(Best Execution)입니다. 다자간매매체결회사와 짝을 이루는 규정입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은 최선집행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최선집행기준 마련) 증권회사가 최선집행기준을 마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로서 가격‧제반 비용‧주문규모‧매매체결 가능성 등을 명시함
* ATS 등 복수시장이 도입됨에 따라 증권회사로 하여금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객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최선집행기준”을 마련토록 함(법 제68조제1항)
ㅇ 다양한 매매체결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객의 별도 지시가 있는 경우 그에 따르도록 함(‘Opt-out’ 방식)

최선집행의무와 관련한 시행령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66조의2(최선집행의무) ②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가 최선집행기준(법 제68조제1항에 따른 최선집행기준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마련하는 경우에는 금융투자상품의 가격, 투자자가 매매체결과 관련하여 부담하는 수수료 및 그 밖의 비용, 청약 또는 주문의 규모, 매매체결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방법 및 그 이유 등을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투자자가 청약 또는 주문의 처리에 관하여 별도의 지시를 하는 때에는 그에 따라 최선집행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격,제반비용,주문규모,매매체결가능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방법은 TF를 구성하여 구체화한다고 시행령 입법예고를 할 때 금융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최선집행기준 마련 등 새로이 시행될 제도의 조기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 전문가․협회․금감원 등으로 TF를 구성하여 제도 시행에 따른 세부 가이드라인(Best Practice)을 마련하는 등 민관공동의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임

2.
다자간매매체결회사와 최선집행기준은 나라마다 다른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입니다.

결론적으로 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등장에 의한 시장분할은 시장간 경쟁을 유발하여 비용절감과 매매서비스의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유동성분할로 인하여 정보의 투명성이 떨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투자자의 주문이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할 개연성도 존재한다. 시장이 효율적이고 경쟁적이라면 투자자 주문의 보호나 투명성 제고는 서비스 경쟁과정에서 보완되어질 수 있다. 최적의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여 유동성을 유인하려는 노력을 서로 경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참여자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정보흐름에 왜곡이 발생한다던지, 불공정한 접근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시장감독 차원에서 새로운 규정과 원칙을 마련하여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선집행원칙과 시장접근성보장은 시장구조가 투명하고 공평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기본원리가 되기 때문에 최선집행에 관한 세부적인 규정과 규칙 그리고 집행과 감리의 효율성을 위한 정보수집과 분배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최선집행원칙은 증권사들이 선량한 관리의무에 입각하여 고객의 주문이 적절한 기준에 의해 가장 유리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한 원칙이다. 집행의 원칙이 어떤 기준에 따라 마련될 지는 집행의 현실성과 합목적성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집행의 현실성은 최선집행의무를 이해하는 당사자가 주어진 자원의 투입으로 현실적으로 달성가능한가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최선집행의 기준은 NBBO(National Best Bid and Offer)이다. 최우선호가만이 보호를 받는 셈이다. 브로커-딜러가 최우선집행의무를 수행하지만 최종적으로 가격을 보호할 의무는 거래시장에 있다. 수많은 거래시장의 최우선호가들은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별 거래시장과 회원계약을 맺고 시세 및 주문회송 망을 설치해야 하는 비용부담을 고려하여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캐나다의 경우는 최우선호가외에 주문장에 있는 모드 호가들을 보호하도록 되어 있고, 호주의 경우는 개인투자자들은 최우선호가를 기준으로 기관투자자들은 최우선호가, 수량, 거래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법 시행령 마련 안에서는 증권사들이 가격, 수량, 체결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되어있다. 이 경우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와 기타 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시세와 수량정보를 동시에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따라서 증권사가 최선집행의무 수행을 위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거래시장을 선택하고 그 범주 안에서 최선집행을 수행하겠다는 계획과 절차를 투자자가 알 수 있도록 공표하게 하면 증권사는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공시되어 있는 증권사들의 최선집행 방안과 기준을 바탕으로 자신들에게 맞는 증권사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호주의 경우는 시장분할이 시작된 시점에서 한시적으로 호주 정규거래소인 ASX의 가격만을 기준으로 최선집행의무를 수행하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 후에는 다른 거래시장들을 의무적으로 참조해서 최선집행이 가능한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ASX가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경우에도 최선집행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그 사실을 공표하여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는 최대한 시장의 판단과 상황을 고려한 지침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경쟁에 의해 다른 거래시장들은 ASX에 비해 더 유리한 호가들이 제시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브로커-딜러들이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경쟁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다른 거래시장의 접근성을 높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KRX Market 2013년 7월호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등장과 파급효과중에서

최선집행기준을 어떻게 제도화를 하느냐에 따라 증권사의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본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증권사는 가장 적은 비용을 지불합니다. “증권사가 고객이 Opt-Out하지 않으면 무조건 특정한 거래소로 주문을 체결하겠다”는 수준의 기준입니다. 유럽식으로 하면 SOR(Smart Order Routing)을 투자를 하여야 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투자비가 늘어납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것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회사가 이용하게 될 시장을 각사의 최선집행기준에 정하여 놓을 것인지, 또는 이용할 시장을 주기적으로 재선정할 것인지, 아니면 주문이 접수되는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시장을 선택하여 주문을 실행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문장이 들어갔던 원문중 일부입니다.

가. 최선집행의무
우선 복수거래소 설립에 따라 도입될 최선집행의무의 집행 주체인 금융투자회사들은 법안조문에 추상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최선집행의무를 실제 영업환경에서 어떻게 준수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개정법에 따라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최선집행기준을 마련․공표하고, 이 기준에 따라 매매주문을 집행하여야 한다. 법 개정 이후 시행령 등에 담길 최선의 거래조건은 복수의 거래 플랫폼 중 가장 유리한 호가로 거래할 수 있고(유리한 호가), 참여자가 많아 매매주문의 처리가 용이하고(시장성), 매매비용이 적은(비용) 등의 조건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거래조건에 따라 사전에 금융투자회사가 이용하게 될 시장을 각사의 최선집행기준에 정하여 놓을 것인지, 또는 이용할 시장을 주기적으로 재선정할 것인지, 아니면 주문이 접수되는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시장을 선택하여 주문을 실행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사전에 이용할 시장을 정하는 방안의 경우 소요비용이 적은 반면 최선집행이라는 취지를 100%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주문접수 시점의 시장결정은 그를 위한 실시간 시장정보 탐색 등 많은 비용 소요가 예상되나, 최선집행을 보다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최선집행기준 및 이에 따른 주문집행을 금융 투자협회의 모범규준, 예시안, 규정 등 자율규제를 활용하는 방안이 실익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최선집행기준을 독자적으로 마련할 수 없는 소규모 투자중개업자의 경우 협회를 통한표준안 제시가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요건을 구비하는데 역할을 하여, 기준설정을의무화한 입법 취지 구현에도 실질적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2013년 8월호 바람직한 금융투자업 규제체계의 방향 :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규제를 중심으로중에서

SOR을 위한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다자간체결회사를 위한 증권사의 선택과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아직 자본시장구조를 둘러싼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