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성지순례 – 양근성지

1.
오랜만의 글쓰기입니다. 자전거를 뜸히 다는 것도 아니고 성지순례를 멈춘 것도 아닙니다. 특별하지 않은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자전거 성지순례를 경기도 양평 양근성지입니다. 지난 오월 남양성모성지이후 당고개성지, 구산성지를 과천성당 Rota Marie Stella단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손골성지는 아내와 함게 다녀왔지요. 중간에 어농성지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일 때문에 가지 못하고 두번정도 탄천-용인으로 이어지는 길을 답사했습니다. 아직 어농성지를 가는 길을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가을을 올 때 다녀오려고 합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8월 정기순례를 위한 답사를 겸하였습니다. “장마 끝!” 이후 집안은 한증막이상으로 덥습니다. 바람마저 잠잠하면 찜통이 따로 없습니다. 지난 토요일이 그랬습니다. 집안에서 축 처진 내 모습을 견딜 수 없어서 떠난 곳이 양근성지입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을 통하여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보였습니다. 가볍게 준비를 하고 중앙선을 타고 팔당역으로 점프했습니다. 주말 중앙선은 자전거를 타는 분들과 산에 오르는 분 아니면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분들로 만원이더군요. 그래도 만원이지만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 좋았습니다.

팔당역에 내려 남한간 자전거길을 물었습니다. 몇 번 페달을 밟아 보니 한강 북쪽 자전거도로와 이어진 길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팔당에서 길이 끊겨서 일반 국도로 다녔습니다. 국도옆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고 이를 옛 중앙선구간을 어어서 만든 길이 남한강 자전거길이더군요. 두물머리로 이어진 남한강 자전거길 옆으로 예전에 다녔던 국도가 나란히 갑니다. 양평균이 만든 남한강 자전거길은 참 잘한 사업입니다.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어울어진 멋진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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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평에 있는 성지이면 양평성지라고 해야 하는데 왜 양근일까요? 가는 동안 품었던 의문입니다. 성지의 유래를 읽어보니 ‘양평(楊平)’의 지명은 양근군과 지평군의 두 지역이 합쳐진 통합호칭입니다. 현재 양근성지가 위치한 곳은 옛적에는 양근입니다. 양근(楊根)이란 버드나무 뿌리를 말합니다. 양근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유는 아마도 남한강 변에 폭우로 제방의 붕괴를 막기 위한 버드나무가 많아서 생긴 이름인 듯 합니다.

한국 최초의 신자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고국으로 돌아와 서울 수표교근처에서 이벽,권일신에게 세례를 베풀고 양근으로 내려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이존창과 유항검에게 영세를 줌으로써 천주교 신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된 천주교 신앙의 모태가 된 곳입니다. 천주교 박해때 양근천이 한강과 만나는 오잇다리 부근 뱃사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수되어 시신들이 버려졌던 곳에 양근성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근 성지는 1801년 순교한 전라도의 이순이(루갈다)와 유중철(요한) 동정부부와 상벽을 이루는 조숙(베드로)과 권일신의 따님인 권데레사 동정부부가 태어 나고 신앙을 증거한 곳이며 주문모 신부를 모셔오기 위해 두번이나 북경에 밀사로 다녀 온 윤유일(바오로)의 동생 윤유오(야고보), 4촌 여동생 윤점혜(아가다),권상문(세바스티아노- 권일신의 아들이자 권철신 양자) 등이 순교한 곳이다.

양근성지 유래

성지순례를 하면서 느낀 점은 “참 소박하다”는 생각입니다. 대도시에 있는 성당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외양입니다. 그렇지만 믿음이 덜하지 않습니다. 물질로 장식한 믿음이 아니라 삶으로, 죽음으로 증거한 믿음이기에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돈과 성공, 권력, 쾌락 같은 많은 우상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희망을 주는 듯 행세하고 있다”

어제 저녁미사 때 신부님은 코헬렛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돈과 권력에 물들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존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우리 냉전적 삶’를 질타하셨습니다.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쓰고서는, 애쓰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제 몫을 넘겨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허무요 커다란 불행이다. 그렇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그의 나날은 근심이요 그의 일은 걱정이며, 밤에도 그의 마음은 쉴 줄을 모르니, 이 또한 허무이다.(코헬렛 1,2; 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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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는 길에 능내역에 잠깐 들렀습니다. 정겨운 옛 역사를 활용하여 사진전을 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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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우연히 연꽃마을 지도를 보았습니다. 마제성지가 보이더군요. 물어보니 근처에 있다고 합니다. 다산유적지가 있어서 마제성지가 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주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찾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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