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좀 지난 보고서지만 유진투자증권이 내놓은 2020년 증권업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읽었습니다. 인구통계적인 변화가 증권업에 미치는 영향을 제목으로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여의도에서 증권프로젝트를 처음 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 한 자본시장은 영원하다”
아주 단순한 말이지만 “왜 여의도에서 IT를 하느냐”에 대한 저의 답변이었습니다. 이 때 놓쳤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경영자에게 아주 중요한 점입니다.
“망하지도 않고 영원하겠지만 부침을 거듭한다”
앞서 이야기한 보고서의 제목이 ‘興亡盛衰’인 이유입니다.
2.
앞서 보고서도 그렇고 요즘 나오는 증권업과 관련한 보고서는 ‘혁신’ 혹은 ‘변화’를 내겁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내 증권회사 수익성 악화 배경과 대응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말에 나왔던 보고서들은 보면 잃어버린 20년을 버티면서 살아난 일본금융투자회사를 벤치마킹하자고 했습니다. 삼성증권도 같은 이유로 일본 노무라증권을 벤치마킹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삼성증권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다고 합니다. 이와 맞물려 재미난 분석을 한 글이 있었습니다.
위 글을 보도한 신문기사입니다.
한때 삼성증권 직원이었다고 밝힌 이 블로거는 27일 “현재의 구조조정은 증권가의 전반적인 급격한 수익저하와 인력과다에서 비롯된 점이 크지만, 또다른 이유는 삼성증권이 회사차원에서 해놓은 엄청난 ‘뻘짓’에서 비롯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블로거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그동안 해외 장기채를 비롯한 채권관련 상품을 강하게 프로모션해왔다. 문제는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로 인한 우량고객의 신뢰상실 및 이탈 등이 높다는 것이다.특히 삼성증권의 채권상품 강화는 일본 노무라증권의 모델을 따라가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본과 국내 주식시장이 전혀 다른 상황임에도 회사가 이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그는 “일본은 주식시장의 대붕괴 이후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제로금리에 가까운 시장상황을 기반으로 해외 채권을 판매하면서 이에 대한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해외 채권이 메리트를 갖기 위해선 국내 채권 또는 은행예금의 수익률보다 높아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 기준이 제로에 가깝고, 한국은 최소 3%라는 점을 삼성증권이 간과했다는 뜻이다.그는 “예를 들어 국내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4%라고 가정했을 때, 고객을 설득해 해외 채권에 투자하게 만들 수익률은 최소 6~7%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삼성증권은 감당하지 못할 리스크를 누적했을 것이고,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한 것이란 게 이 블로거의 주장이다.그는 “나름 최고 증권사라는 타이틀과 브랜드를 가지고 직원들을 압박해 고객들을 ‘뭐 같은’ 상품으로 잔뜩 몰아넣었다”며 “회사의 멍청한 운영방침에 직원과 고객만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삼성증권 구조조정, 회사 ‘뻘짓’ 때문” 파장중에서
따라하기가 혁신을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