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노동이란?

1. 3월 5일 아침. 아는 후배가 메신저로 URL을 하나 보내주었습니다.

“야근 인정해달라”..한 IT 근로자의 절규

2년동안 매일 자정을 넘어 들어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비극이었습니다.

“무조건 일정 맞춰라”..야근 불가피 양씨는 2006년 7월 금융기관 IT 계열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첫 프로젝트는 모회사인 금융기관의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 재구축 작업이었다.
“연말 오픈 예정이었지만 6개월 일정으로는 어림없는 작업이었습니다. 외부 하청업체마저 사람 잡는다'며 포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월화수목금금금’의 연속이었습니다”
보통 밤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갔다. 시내버스나 지하철 막차를 타기 힘들어 자기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밤샘을 할 때면 사내 휴게실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6개월 간의 지옥같은 일정이 끝났지만 곧바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모회사 식품 브랜드 IT시스템 개발 작업이었다.
“시스템 구축 작업이 너무 복잡해1년 일정으로는 힘들었습니다. 다시 12시가 넘어 귀가하는 생활이 시작됐죠. 담당팀장에게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한다고 얘기했더니 험악한 말 밖에 안 돌아오더군요”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견된 2007년 말부터 2008년 6월까지는 말 그대로 살인적인 야근에 시달렸다. 매일같이 새벽 2~3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정시출근하는 날이 이어졌다.

2. 얼마전 국민은행 전산팀장이 자살하였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죽음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국민은행 노조에서 일정부담을 한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과중한 업무량 및 더딘 작업 진척도와 촉박한 일정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고인이 담당한 업무는 광범위하고 리스크가 큰 업무로서 여신업무팀장 1인이 동 업무에 대한 차세대 전산 구축을 관할하기에는 너무나도 과중한 업무량으로 촉박한 일정을 준수하는 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아울러, 여신업무의 특성상 다른 팀이나 부서와 많은 연관관계를 지녀 자체업무 개발은 물론 지원업무의 이중고에 시달렸으며, Open에 임박한 영업점 Test에서 많은 오류가 발견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전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발자들의 권리가 지켜지지않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과도한 야근, 특근”은 그 자체로 문제지만 또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근로기준법상의 시간외 근로수당, 휴일수당등입니다. 사실 근로기준법대로 수당을 지급하면 아마도 회사측 부담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편법이 횡횡합니다. 대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이 ‘시간외 근로시간의 제한’입니다. 연봉제를 함께 채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복잡하지만 연봉제를 도입하더라도 시간외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연봉에 포함시키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만.(^^) 발주회사나 수주회사를 놓고 볼 때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동안 근수당, 특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 아마도 그만큼 각 회사측에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발주회사는 기간단축, M/M단축등으로 발주금액을 줄일 수 있고 – 예산에 기간 및 M/M을 맞춥니다 -? 수주회사도 역시 이익을 얻습니다.

후진적 야근 문화 언제 바뀌나

3.
노동.참으로 신성하다고 배웠습니다. 노동은 생존 수단일 뿐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아 실현은 커녕, 생존 수단도 되길 힘든 상황입니다. 일한 만큼 댓가가 지급되지 않은 경우도 경우지만 노동과 동전의 양면인 휴가도 제한적이기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워커홀릭 한국 변화 모색하지만…” South Korea Works Overtime to Tackle Vacation Shortage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권위적인 ‘근면,성실’을 바라보는 사고, 휴가를 휴식으로 보지 않고 ‘논다’라는 식으로 보는 사고가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 대통령실 국감 때 “청와대가 전임 정부보다 내세울 만큼 잘한 게 뭔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이에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례를 들면… 밑에 있는 행정관들은 새벽 5시에 집을 나서는 사람이 많다” “첫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행정관들이 많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靑 “우리가 盧보다 잘한 건 일찍 출근하고 내복 입고”중에서

OECD중에서 노동시간이 깁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07년 2316시간으로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1위였다.
2위인 헝가리(1986시간)와도 연간 400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다.
OECD 평균인 1786시간과는 600시간 차이다.

반면 생산성은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세계 33위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생산성본부는 세계 각국의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을 비교한 결과 지난 2000~2007년에 우리나라 평균?노동생산성은 4만2,373달러로 조사대상 131개국 중 33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한국은 지난 80년대만 해도 생산성 증가율이 연평균 5.8%에 달했지만 90년대 들어 4.5%로 한풀 꺾인 데 이어 2000년대 이후 3%로 추락했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비슷합니다. 개발자들이 보여주는 성과에 눈을 두지 않고 개발자들이 몇시에 출근하고 몇시에 퇴근하는지를 봅니다.

4. 떠납시다. 회사와 일로 채워진 머리를 확 비우고 봄날의 햇살을 만끽 하러 떠납시다. 오늘의 내가 아니라 내일의 나를 위해, 좀더 발전한, 좀더 성숙한 나를 위해 떠납시다.야근을 없기긴 힘들더라도 휴식만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그래야 건강한 ‘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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