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나는 벤처기업인일까? 그냥 소상공인일까? 사실 어느 쪽으로 정의하더라도 실익 없는 고민입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무척 많은 내용입니다. 관심도 아니고 관계도 별로 없는 발표이지만 딱 하나, 코스닥은 다릅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한다고 합니다.
“코스닥, 더 이상 2부리그 아니다” : 독립성·전문성 대폭 강화
◦ 그간 투자자 보호 중심의 보수적 운영으로 코스닥 상장기업수가 대폭 감소(‘01. 171개 → ’12. 21개)하는 등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기능이 미흡하다고 지적받아온 “코스닥 시장”을 대대적 개편함
◦ 코스닥 시장 위원회를 거래소 이사회에서 분리하여, 독립기구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직․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 상장심사의 일관성․전문성 제고 등을 위해 상장위원회 위원을 기술전문가 위주로 구성하고, 상장요건 완화 및 질적심사 항목을 최소화하는 등 구성·운영도 대폭 개선함
* (질적심사) 계속성, 경영안정성 등(55개 항목) → 경영 투명성 측면 위주로 심사
사람들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말을 ‘거래소부터의 분리’로 이해하나 봅니다. 기자회견때 질문이 있었네요.
-코스닥을 완전히 거래소에서 독립시킬 수 없었나.
▲(최준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코스닥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여러 대책을 마련했다. 코스닥 시장의 완전 독립은 자본시장법이 통과돼 거래소가 허가제로전환돼야 하고 여러 이슈가 있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전 단계로 코스닥 시장이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게 했다.-중장기적으로 코스닥의 완전 독립을 검토하나.
▲(최준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그런 부분은 여러 이슈가 연결돼 있어 향후 거래소 지배구조 문제나 IPO 문제를 함께 봐야 할 문제다.
정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 일문일답중에서
2.
이데일리는 이상의 내용을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묘사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에 따르면 현재 한국거래소 이사회 아래 감사위원회, 유가시장위원회와 함께 묶여 있는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이사회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위원회로 위상이 높아진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아래 코스닥본부를 두게 되며 현재 거래소에 있으면서도 법정 독립기구로 있는 시장감시위원회와 동급이 된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유가시장과 파생시장을 포괄하는 이사회 조직과, 코스닥시장위원회, 시장감시위원회가 주주총회 아래 늘어서는 병렬 조직이 된다. 한 지붕 세 가족이 되는 셈이다.
코스닥 독립성 강화..거래소, 분리수순 밟나중에서
한국거래소도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합니다. 서슬 퍼렇게 권력이 살아있는데 “아닙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일 공공기관장은 없겠죠.
거래소 “코스닥등 시장활성화 방안 적극 협조”
거래소, 코스피·코스닥 선긋기 나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한국의 자본시장구조는 일대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정확히 계기입니다. 만약 아무도 다자간매매체결회사를 설립하지 않으면 현재 체제대로 가기때문입니다. 그런데 또하나 시장구조(Market Structure)를 변화시킬 변수가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코스닥 독립화방안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한국거래소는 통합거래소로써의 위상을 상실하였습니다. 한국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를 통합하여 하나로 만들고자 했던 통합거래소 방안은 사실상 실패하였습니다.
여기에 코스닥이 분리로 가닥을 잡으면 더 복잡한 쟁점들이 발생합니다. 당장 코스닥시장을 분리하고 스타지수 및 코스닥 주식파생상품은 그대로 한국거래소에 남겨둔다면 모양이 이상합니다. 만약 코스닥에 상장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에서 분리한다고 하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합니다. 당장 부산이 크게 반발합니다. 창조경제를 위헤 코스닥의 위상을 높힌다고 했지만 장외시장 – 코넥스(KONEX) –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자리잡는다고 하면 코스닥 분리는 기정사실화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