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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에 실린 특집입니다. 제목은 ‘패닉에 빠진 여의도’
머릿기사가 압축해서 현재 상황을 그립니다.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죽어가는 개구리, 지금의 여의도는 딱 그런 모습이다. 뒤늦게나마 변해야 한다는 건 깨달았지만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모르는 여의도 현장”
[패닉에 빠진 여의도]무너지는 자본시장 무너지는 자본시장중에서
위의 글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금융투자산업의 미래입니다. 정보화와 노령화는 한국사회가 안고갈 숙제입니다. 두가지 흐름때문에 금융투자산업의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 진단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반등했던 것과 달리 증권업계 수수료 수익은 정체됐다. 지수가 오르면 국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던 2000년대 초중반과 매우 다른 모습”이라며 “IT 기술 발달로 증권사 간 서비스 차이가 없자 겨우 먹고살 정도로 수수료율을 깎았던 탓이 크다.
한 증권사 임원의 얘기다.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리라 확신하지 못한다. 불황인 데다 산업 활력이 떨어지는데 주식시장이 좋아질 수 없다는 인식이 퍼졌다. 또 매매 패턴이 바뀌어 거래 횟수가 줄었다. 베이비부머 투자자들이 나이가 들어 장기 투자로 돌아선 반면 돈이 없는 젊은이들은 주식 투자를 즐겨 하지 않는다. 고령화 사회의 단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증권사가 과거 고성장기의 안이한 영업에 젖어 치밀하게 대비하지 못한 점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현미경을 가지고 증권사내부로 가면 상황은 더 나쁩니다.
[패닉에 빠진 여의도]증권맨 몸값도 폭락…인센티브 고사하고 억대 연봉자 눈칫밥
특히 지점의 영업사원은 최악입니다.
증시 거래대금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점과 법인에서 뛰는 영업맨은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거래량 부진으로 수익이 급감한 데다 직원 자살 등 흉흉한 사건까지 잇따르는 등 사상 최악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대형 증권사에 다니는 영업맨 B씨는 “거래대금이 늘어야 약정 수수료로 지점 직원들이 먹고사는데, 증시 거래대금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부진하니 손가락만 빨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보통 30대 대리, 과장급 영업직원들은 월 20억~30억원 정도의 약정(거래대금)을 일으킨다. 이렇게 거래되면 증권사엔 1000만원 안팎의 약정 수수료 수입이 생기고 이 자금으로 인건비, 지점 운영비 등을 댄다. 문제는 요즘처럼 장이 나쁘고 살 만한 주식이 없을 땐 거래를 일으킬수록 손실만 커진다는 것. 영업맨 C씨는 “약정 수수료를 채우려다 보니 고객 수익보다 거래 회전율에 매달리게 되고 결국 약정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요즘 거래수수료가 워낙 싸져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약정금액을 채우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다. 상품 캠페인이나 자산 관리를 위한 예탁자산을 끌어오라는 강요에도 시달린다. 영업맨 B씨는 “보너스를 못 받은 지 2년도 넘었다. 직원과 지점에 할당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성과급은커녕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기 일쑤”라며 한숨을 쉬었다.
좀더 실감난 이야기는 아래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두 영업사원의 사표입니다.
위기속에 기회가 있다고 하나요? 어렵지만 선방하고 있는 곳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패닉에 빠진 여의도]불황기 튀는 증권·운용사 비결은…KTB증권 IB·트러스톤 가치투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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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중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개미가 아닌 매미입니다.
퇴출 인력이 늘어나면서 여의도엔 때아닌 ‘매미’가 급증했다. 매미는 여의도를 떠난 펀드매니저 출신 개인투자자를 뜻한다. 펀드매니저와 개미(전업 개인투자자)의 합성어다. 주식시장 장기 불황과 맞물려 이들은 주식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했다. 매미는 여의도 오피스텔에 삼삼오오 모여 사무실을 차리고 적게는 20억~30억원, 많게는 100억원 이상 돈을 굴린다. 자체 자금뿐 아니라 인맥으로 끌어 모은 돈까지 합치면 수백억원대의 자금 동원력을 자랑한다.
큰돈을 운용하는 만큼 사무실도 화려하다. 스타급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출신 대형 매미는 S트레뉴, 메리어트파크센터, 메종리브르 등 한 달 월세가 수백만원 하는 고급 오피스텔에 머문다. 대형 매미가 S트레뉴 빌딩에 많이 입주하다 보니 ‘S트레뉴자산운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여기서 굴리는 돈을 합치면 조 단위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한 증권인은 “과거 부티크는 지인끼리 알음알음 돈을 모아 여의도 중앙빌딩, 대영빌딩, 태양빌딩 등 비교적 월세가 저렴한 빌딩을 찾았지만 요즘 매미는 자금 규모가 큰 데다 VI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고급 오피스텔에 입주한다”고 말했다.이들은 인맥과 네트워크를 통해 대규모로 자금을 모으고 탄탄한 기업 분석과 매매 능력을 바탕으로 자문사 못지않은 성과를 내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아예 1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위의 기사를 보면 증권사가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돈을 굴려주고 거래실적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터라 일부 증권사 영업담당자들은 해당 오피스텔로 찾아가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일선 영업지점 증권사 직원은 “시중에는 굴릴 수 있는 자금이 무궁무진한 만큼 매미들은 기존 증권사의 밥그릇을 뺏는 존재가 아닌 새로운 고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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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매미, 메뚜기. 투자자를 동물의 특성에 빗대어 묘사를 많이 합니다. 해외의 경우는 고빈도매매자를 치타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매미라고 하든 개미라고 하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매미나 개미를 표현할 때 ‘비제도권 투자전문가’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어떤 기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요즘 개인투자자는 개인이 아니다. S트레뉴에 둥지를 튼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