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외채권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장외채권시장 개선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채권유통시장 개선방안 마련’ 관련
내년 1분기 ‘채권거래 전용시스템 가동한다’
이런 개선방안을 만든 배경은 장외채권시장이 분할되어 있었기때문입니다. 그동안 금융감독기관이 채권시장에 대해 취해온 정책은 장외시장을 장내화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장외시장은 금융투자협회에 거래내역을 보고하는 BQS를 운영하며 관리를 하였습니다.
채권 장외거래 호가집중·공시시스템(BQS, Bond Quotation System)? – 채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거래량 50억 이상의 모든 채권에 대한 호가정보를 증권회사 등이 협회에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협회는 이를 실시간으로 공시하는 시스템
문제는 BQS는 거래시스템이 아니라 보고/공시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채권딜러들은 채권거래를 위한 정보교환등을 위하여 메신저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메신저를 사용하는 그룹, B메신저를 사용하는 그룹등으로 거래시장이 세분화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2.
이번에 금융투자협회에서 제공한다고 하는 채권거래전용 시스템을 보니까 예전에 2003년쯤 넥스트웨어시절 개발하였던 장외채권중개시스템이 생각납니다. 장외채권중개시스템을 생각한 배경은 금융투자협회와 동일합니다. 다만 어떻게 접근할까를 고민하다 채택을 결정한 것이 FIX를 이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채권시스템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호가탐색 및 협상이었습니다. FIX Message상에서 IOI로 표현되는 업무와 Negotiation(QuoteRequest)를 이용하여 호가탐색->가격협상->매매확인->체결->청산등의 프로세스를 FIX를 이용하여 자동화하였습니다.
문제는 FIX기반으로 설계된 UI가 메신저환경에 익숙한 채권딜러들에게 저항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입을 한 것이 Messenger기능을 FIX Client에 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HiperBond라는 제품입니다. 국민투자신탁운용의 몇몇딜러들에게 데모도 했습니다. 그리고 옛날 ECN 경영진과 협의하여 장외채권중개서비스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물론 당시 재경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서.
그렇지만 HiperBond는 실패하였습니다.
첫째는 운영주체를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한국거래소외에의 유사시설이 금지되어 있는 규정을 넘을 수가 없었습니다.
둘째는 채권딜러 및 트레이더들의 폐쇄적인 거래관행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채권딜러와 트레이더들사이엔 일종의 통정거래가 있는 듯 하였습니다.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거래를 하여 이익을 보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채권거래전용시스템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영업을 했던 곳이 이미 있었습니다. KIDB입니다. Screen을 이용하여 채권거래를 중개하자고 하였지만 결국 둘째와 같은 이유로 실패하였습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채권거래전용시스템도 비슷한 취지로 시스템을 도입하고 사업을 전개하려고 하지만 장외시장의 특성상 감독당국이 강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닙니다. 시장참여자가 자율적으로 해당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현재도 채권시장의 특성이 투명성이 아니라 불투명성,통정거래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하면 시스템은 실패합니다. HiperBond든 채권거래전용시스템이든 핵심은 거래내역이 고스란히 남는다는 점입니다.
“왜 그 거래를 했는지”를 사후적으로도 해명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과연 어떤 딜러가, 어떤 트레이더가 참여할까요?
(*)이런 우려를 보여주는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