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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뜻입니다. 앞에 ‘權不十年’이 붙이면 정치무상, 권력무상을 말할 때 자주 언급하는 구절입니다.
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勢不十年長
지난 몇 년사이 기술들의 흐름을 보면서 이런 고사성어가 떠오릅니다. 오년전 Low Latency가 기술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제품들이 여기저기를 장식하였고 증권회사들도 이런 기술을 열심히 찾았습니다. 다시 몇 년이 지나자 빅데이타, 기계학습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미풍이었던 바람이 태풍으로 바뀌려고 하는 순간 블록체인이 새롭게 부상합니다.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을 대체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화두가 바뀌었습니다.
여의도가 아닌 월스트리트만을 놓고 보면 최근 화두는 ‘블록체인’입니다. 비트코인이 등장할 때만 해도 화폐 혹은 파생상품으로 바라보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 배경을 잘 보여주는 보고서가 영란은행의 ‘ Innovations in payment technologies and the emergence of digital currencies’입니다.
decentralized ledger의 가능성, Bitcoin
이 때로부터 1년이 지난 사이 비트코인 보다 블록체인이 더 인구에 회자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블록체인’을 다룬 기사입니다. 기사중 골드만 삭스가 만든 SETLcoin의 특허는 Cryptographic Currency For Securities Settlement 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SETL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위핸 결제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보도했다.“새로운 시스템을 이용하면 즉각적인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가상화폐를 통해 단순 송금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골드만삭스뿐이 아니다. 씨티그룹, HSBC, JP모건 등 30개 글로벌 투자은행은 지난 9월 ‘R3CEV컨소시엄’을 발족하고 가상화폐의 송금·결제 시스템 개발과 국제표준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은 2022년까지 가상화폐 시스템 구축에 200억달러(약 23조1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골드만삭스의 특허는 ‘블록체인(blockchain)’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의 핵심 기술이다.
전통적인 금융권의 시스템은 거래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은행에 입금했다는 거래장부가 확인돼야 100만원을 인출할 수 있다.그래서 금융회사는 거래장부에 이중삼중의 보안장치를 단다. 거래장부를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느냐가 금융사업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블록체인 보안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반대다. 암호를 걸고 꽁꽁 숨겨놓는 대신, 오히려 거래장부의 내용을 전체와 공유한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안전성이 더 높아진다는 논리다.
A와 B간의 송금거래를 가정할 경우 기존 금융시스템은 은행이 보유한 A와 B의 거래장부와 일일이 대조하고 틀림이 없으면 거래가 성사된다. 성사된 거래는 다시 거래장부에 기록하고 은행이 보관한다. 보관한 거래장부와 대조해서 ‘거래 성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금융회사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쓰는 블록체인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거래당사자인 A와 B, 금융회사뿐 아니라 연결된 수많은 사람의 컴퓨터에 거래장부가 저장된다. 이런 ‘블록’ 거래장부가 수없이 발생하고, 컴퓨터 시스템은 인터넷을 이용해 시시각각 모든 금융거래의 블록을 서로 대조해 오류를 고치고 수정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누군가 은행이 가지고 있는 거래장부를 해킹해서 조작하면 모든 금융거래가 엉망이 된다. 하지만 블록체인 방식에선 한명이 장난을 칠 수 없다. 수많은 블록과의 대조를 통해 오류가 그때그때 수정되기 때문이다. 무한히 많은 거래장부가 공유되고, 정부의 공유를 통해 역설적으로 보안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금융 혁명’ 오나‥미국 대형 은행, 가상화폐 ‘올인’중에서
2.
이제 본론입니다. 골드만삭스가 SETLcoin에 투자하는 이유를 잘 볼 수 있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주식부문 보고서인 Themes, Dreams and Flying Machines에 실린 블록체인 전망입니다. 보고서중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설명한 인용입니다. 중앙집중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검증, 대사,인증 및 확인이 환골탈태합니다.
It has the potential to redefine transactions and the back office of a multitude of different industries. From banking and payments to notaries to voting systems to vehicle registrations to wire fees to gun checks to academic records to trade settlement to cataloguing ownership of works of art, a distributed shared ledger has the potential to make interactions quicker, less-expensive and safer.
Blockchain Shared Ledger Could Revolutionize Finance: Goldman중에서
비슷한 주제로 나온 보고서가 Are Financial Markets Ready to Implement Blockchain Technology?입니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단지 블록체인만 다루지 않습니다. 우주, Gen Z, 리튬전지 등을 다룹니다.
7 Things Goldman Says Investors Should Be Thinking About
3.
앞서 다루었던 고사가 처음 나온 것은 송(宋)때 양만리(楊萬里)가 읊은 월계화입니다.
지도화무십일홍(只道花無十日紅) 열흘 피어나는 꽃 없다고 말들 하네만
차화무일불춘풍(此花無日不春風) 월계화는 무시로 피어 굳이 봄바람 필요없어라
일첨이박연지필(一尖已剝胭脂筆) 껍질은 뾰족 벚겨나간 연지붓인가
사파유포비취용(四破猶包翡翠茸) 잎은 사방을 격파하는 비취빛 사슴뿔인가별래향기도리외(別來香氣桃李外) 향기도 북숭아 오얏향기와는 유달라
경동매투설패중(更同梅鬪雪覇中) 눈속에서 설중매와 패권을 다투느라
절래희작신년간(折來喜作新年看) 새 봄이 온다는 기쁨도 꺽어버려
망각금신시계동(忘却今晨是季冬) 오늘 새벽이 섣달의 새벽인가도 잊었어라
블록체인이 요즘 IT업계의 月桂花입니다. 한동안 뜨던 로봇어드바이저도 저물어가고 블록체인이 여의도의 꽃이 될까요?
골드만삭스가 특허출원한 SETLcoin을 보니까 블록체인이 체결,청산,결제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역할을 하네요. 이 기술을 도입하면 KRX 및 증권회사의 백오피스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차세대가 아닌 새로운 차세대가 필요합니다.
— smith Kim (@smallake) December 10, 2015
최근에 블록체인에 관심이 생긴 일인입니다. 국내에서는 자료는 찾아보려하니 대부분 비트코인 매매 차익에만 관심이 있는것 같고 블록체인을 언급하는 분들은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이런 글을 보니 반가워서 글을 남깁니다. 고급진 자료들을 올리셨는데 제가 지식이 부족해서 구경만 하고 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