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증권사의 위기

1.
지난 3월 2012 회계년도 증권사의 영업실적을 다루었습니다.

숫자로 나타난 증권사의 위기

이후 2013년 상반기동안 증권회사의 영업실적이 다시 나왔습니다.

2013회계연도 상반기(‘13.4월~9월) 증권회사 영업실적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판매관리비의 적자는 대폭 줄었습니다. 숫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자기매매손익입니다.

위의 결과를 증권사별로 분석한 기사들입니다. 중소형증권사에 비해 대형증권사들이 적자로 전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적시즌, 중소형사 앞에 체면 구긴 대형사

2.
이상과 같은 적자 행진으로 증권사 감원 삭풍…2년간 대형사만 1천700명 줄어같이 증권사 직원들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지점 축소와 같은 구조조정이 이제는 희망퇴직과 같은 방법으로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SK증권은 이달 말까지 3년차 이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100여 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NH농협증권도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한화투자증권도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업계 최상위 증권사가 150~200명 규모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며 직급별 퇴직금까지 언급된 메신저가 돌았다. 해당 증권사 측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실제 인원 감축을 위해 명예퇴직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칼바람 부는 증권업계…SK·KTB證 희망퇴직중에서

KTB증권, IT인력도 구조조정…”HTS 괜찮을까?”
SK證도 희망퇴직…증권사 계속되는 ‘시련의 계절’
한화투자證, 대규모 구조조정…450명 인력 감축

3.
적자가 커지면서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산업 조정은 증권사의 숫자를 줄이는 것입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얻는 증권사 허가를 쉽게 포기할 곳이 별로 없기때문입니다. 반대로 실익이 없는 M&A를 할 곳도 없습니다. 관건은 금융위원회의 정책입니다.

매각 가격과 함께 정부 당국의 태도 역시 동양증권 매각 성패의 변수로 예상됩니다.

“(동양증권측이)대만에 가서 (유안타)어디도 만나고 푸본도 만나고 CIMB 얘기들이 있는데, 이번 정부는 기본적으로 금융사의 해외 매각을 그렇게 반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외 업체로의 매각이)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과거 론스타 사태 등 트라우마를 감안할 때 정부 당국내 국내 금융사의 해외 매각 자체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는 설명입니다.
동양증권 매각 시동‥CIMB 등 인수 유력중에서

론스타 트라우마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을 바라는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숫자가 줄지 않는 해외매각을 찬성할까요? 관건은 ‘금융비전’에 포함될 M&A 유인책입니다. 특혜라는 비판을 받더라고 과감한 지원책을 발표할지, 궁금해집니다.

(*)증권산업만이 아닙니다. 은행이나 보험도 여렵다고 합니다.

(*)금융위원회 김용범 국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세계경제에 대한 생각입니다. 결국 한국금융산업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결국 답은 미국인가?>

흑자를 내는 나라와 적자를 내는 나라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때(글로벌 균형상태) 세계경제가 안정되고 팽창을 할까? 아니면 중심국가가 왕창 적자를 내고 나머지 나라들이 흑자를 내는 글로벌 불균형상태에서 세계는 더 안정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할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으로 심각한 글로벌 불균형이 꼽히고 있으니 정답은 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역사적 경험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유명한 경제사학자인 킨들버거는 기념비적인 대공황 연구에서 영국이 압도적인 경제력을 기초로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내면서 후발주자들에게 소비시장과 국제결제통화를 공급하는 ‘자애로운 중심국가(benevolent hegemon)’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서구는 평화와 번영을 누렸지만 영국의 상대적인 경제력이 떨어지고 대신 그 역할을 맡아야할 미국이 의도적인 고립주의에 머물면서 중심국가가 사라진 1914년부터 1945년까지 서구는 대공황과 세계전쟁의 혼미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진단했다(첨부하는 드 롱 교수 논문 참조).

현재 세계경제는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상태로 모든 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늘리거나 적자를 줄이는데 혈안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흑자와 적자를 합하면 제로가 되므로 누군가는 적자를 내주면서 세계의 소비자 역할을 해야하는데 요즘은 소비천국인 미국마저 부채축소와 재정긴축에 나서면서 움츠려들고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저축의 역설’이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고 중심국가가 뚜렷하지 않은 소위 G-Zero 상태다.

그런데도 세계경제가 이번에 대공황과 같은 경제충격에 빠지지 않은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존재와 그들의 무제한에 가까운 통화공급때문이다. 즉 선진국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로서 benevolent hegemon 역할을 임시로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중앙은행마저 너무 오랫동안 혼자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데 부담을 느껴 슬슬 출구를 찾아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나마 지켜오던 경기회복의 불씨마저 가물가물해지고 세계경제의 지평선 너머 디플레이션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이렇게 지루하고 무기력한 정체상태가 얼마나 더 지나야 세계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까?

결국 열쇠는 선진국중 제일 크고 인구도 젊은 미국에 달려있다.

그런데 미국 소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재정적자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거부감이 여전히 강하고 가계부문의 부채감축이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이니 미국이 예전과 같이 왕성한 소비력을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흥청망청이 흉이 아니라 미덕인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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