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I 보고서를 보면서

1.
KCMI는 자본시장연구원입니다. KCMI는 금융투자협회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투자업체들의 모임이지만 금융감독기관에서 일정한 권한을 위임받아 자율적인 감독을 시행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KCMI가 지향하는 연구방향이 이중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KCMI는 자본시장과 관련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면 가끔 KCMI의 자본시장 Weekly와 겹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본시장 Weekly

같은 사건이나 보고서를 보고 썼지만 다른 접근을 합니다. 이번 자본시장 Weekly가 다룬 두가지 주제가 그러합니다.

먼저 몇 일전 소개하였던 영국의 Foresight 보고서입니다. KCMI는 다음과 같이 보고서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영국 Foresight 보고서의 HFT 규제 강화 권고

□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자들은 호가, 거래 및 보유 등과 같은 방대한 거래자의 포지션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컴퓨터 기반의 거래시스템을 많이 활용해왔으나, 플래시크래시(flash crash)와 같은 미국에서 이슈가 되었던 결함들로 인해 금융시장에서의 정보기술 역할에 대한 우려감도 증가하고 있음 □ 2012년 10월 23일에 발표된 영국 정부의 위임을 받은 HFT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체계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시도로서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음 □ Foresight 보고서는 HFT가 거래비용을 축소시키고, 호가 스프레드를 통해 측정된 시장유동성을 개선시키고 있으나, 시장유동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동안, 기간적인 비유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음

제목을 ‘HFT 강화 권고’라 하였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의 신문들이 규제 반대라고 한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제가 정리한 내용과 다릅니다.

과학기술 혁신 및 미래라는 관점에서 본 트레이딩

2.
또다른 주제는 ‘자동매매나 HFT의 기술적 오류’입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Technical Risk와 ISO 9000

아래는 KCMI 보고서중 요약입니다.

주식시장의 기술적 오류에 대한 대응방향

시장구조와 기술의 복잡성이 급격히 증대되면서 기술적 오류로 인한 시장혼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매매기술의 발전과 시장간 경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가격효율성이 높아진 반면 기술적 문제로 인해 시장안정성이 저해될 가능성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시장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관리기능 제고, 자동화매매 감독강화 등 다양한 규제강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시장도 시장구조의 변화를 앞두고 있고 고빈도매매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기술적 오류의 발생가능성에 대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매매과정에서의 엄격한 위험관리, 효과적인 시장안정화장치 도입, 실시간 통합거래정보 구축, 시장남용행위에 대한 엄격한 관리 등의 원칙을 토대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장구조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SEC 모임을 직접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얼마전 SEC가 개최한 Technical Roundtable을 보고 쓴 글인 듯 합니다.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좀 추상적입니다. 해석에 따라 기술적 오류에 의한 시장혼란을 막기 위하여 감독기관이 시장에 강력히 개입하여야 한다는 식으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SEC의 논의는 시장자율주의자와 시장개입주의자들간의 파워게임입니다. 한 쪽은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수단으로 통제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SEC가 알로리즘을 직접 시험하는 권한입니다. 반대로 자율주의자는 Kill Switch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오류는 시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쟁점을 두고 서로 다른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다’는 입장이면 시장개입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면 ‘시장자율’입니다. 물론 반대로 생각해서 근거를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위의 보고서는 이와 같은 논의 흐름을 소개하지 못하고 겉핥기식으로 사건을 나열하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 감독기관은 안전인수로 해석합니다. 또다른 감독권한을 달라고 요구하겠죠.

3.
사건이 있습니다.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계열로 이해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논쟁하는 지점을 잘 파악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받아드릴 때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나라마다 문화와 역사가 다르기때문에 사건은 다른 맥락을 가집니다. 정부의 힘이 큰 한국의 경우 어떤 이슈는 대부분 시장개입으로 이어집니다. 개입이 필요하지만 문제를 푸는 정답은 아닙니다. 자율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주 많습니다. 한국은 개입이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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