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 밀양을 거쳐 우포늪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관련 사진을 올릴까 합니다. 좋은 그림을 많이 보았습니다.
오며가면 영화를 두편 보았는데 그중 한편이 김무영감독의 ‘아버지와 마리와 나’라는 영화입니다.보고 난 이후 김태용감독의 ‘가족의 탄생’ 2부를 본 느낌이었습니다.이 영화는 우리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기있는 록그룹의 리더였다 대마초로 폐인이 되어가는 아버지.(저는 들국화의 전인권선생을 떠올렸습니다.)
타워 팰리스근처의 고등학교를 다니는 비닐하우스촌에 사는 ‘나'(아버지의 아들.이름은 건성건성살아라 해서 건성…)
아마도 사업이 망해서 부모님을 여인 미혼모 ‘마리’.
이상이 주인공입니다.여기에 재미있는 조연들이 나옵니다.
그룹 풀입의 멤버였고 동성애 파트너인 두 사람(오광록씨가 그중 한명으로 나옵니다.) 이들은 속칭 대마초를 깊은 산골에 키우며 미국의 ‘히피’와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여기에 풀입의 멤버였지만 대마초를 피운 동료를 고발한 죄책감을 지며 쇼비즈니스세계에서 성공한 만철.
타워 팰리스에 살면서도 음악이 좋아 ‘나’와 동료이자 친구로 지내는 병태.(가수 이기찬이 맡은 역)
이들이 얼히고 설히고 하면서 만들어 가족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어찌보면 소수자들의 연대입니다.
또한 그 소수자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주류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아버지 태수는 대마초로 몸을 혹사해서 병보석으로 출소합니다. 사망선고를 받은 셈입니다. 그런 몸으로 내색하지 않으면서 살아가려면 방법은 하나.대마초나 마리화나를 피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전인권씨가 감옥에 있을 때 한 말씀과 닮았네요.그러다 마리와 건성이가 이 사실을 알고 병원에서 태수가 퇴원할 때 몰핀을 건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몰핀입니다. 마약이죠. 아프면 한알,몹시 아프면 두발을 주세요. 여러알 먹으면 사망합니다.”
건성이가 왜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냐고 하니까 태수가 하는 말.
“피워본 것중 담배가 가장 맛이 없으니까…”
마리가 태수에서 왜 대마초를 피우냐고 물어봅니다.
태수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까”. 태수의 아내는 같은 가수였는데 만철이 경찰에 고소할 날 옥상에 대마에 취해 떨어져 죽습니다.
아마도 이 때문에 이 영화는 18세이상 관람가입니다.
3.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음악을 매개로 합니다. 그래서 라이브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호소력있게.직접 연주와 노래를 하고…
가족이 무엇일까요? 아주 감명 깊었던 ‘가족의탄생’도 그렇고 ‘아버지와 마리와 나’도 그렇고…
가족의 바탕은 따뜻한 믿음으로부터 나온 연대가 아닐까 합니다. 구속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피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아버지,어머니,아내,남편등으로 불리면서 가족을 만들어 갑니다.
참, 한글날 신문에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가족은 일본어이고 우리말은 식구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