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사회적 책임

1.
우연히 의미있는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1995년 뉴요커에 실린 글입니다.The Skyscraper That Could Have Toppled Over in the Wind입니다. 뉴욕에 유명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뉴욕 시티코프 센터입니다. 이 건물과 얽힌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1995년 실린 기사속 사진을 보면 무척이나 멋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부층의 구조였습니다.


건물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BMTARS 님의 블로그이 번역한 글입니다.

문제는 준공후 1년이 지난 시점, 1978년에 발견되었습니다.건물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은, 한 대학생의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뉴저지 대학 학부생인 허틀리(Diane Hartley)라는 여학생이 당시에 관심과 찬사를 받던 이 새로운 형태의 건물을 학부 논문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이 학생은 전화로 모서리에서 부는 바람에 대한 안정성에 대해 질문했고, 르 메죠의 사무실에서는 당시 기준에 적합하게 계획되었다고 답변했습니다. 당시 기준에서는 모서리 바람의 영향에 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이 학생의 질문내용을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르 메죠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실무를 해보지 않아서 기준도 제대로 모르는 학생이고, 그,래서 그 질문이 수준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르 메죠에게는 학생이기 때문에 가능한 참신한 질문이었고, 어떤 전문가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주제였기에 역학적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가르치는 MIT와 하버드 학생들에게 초고층 건물에서 내풍설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좋은 사례라 생각하여 직접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계산결과, 내풍가새 4개가 모서리 방향에 작용하는 엇몰아치는 바람에 의해서 예상변형보다 40% 더 증가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정도 예상 변형량 초과는 구조부재의 여유 강성능력과 부가적인 TMD 감쇠능력 효과로 인해 어느정도는 안전측 범위로 흡수 가능했었던가 봅니다. 그러나 르 메죠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뉴욕사무소에 확인 전화를 했습니다. 르 메이어의 활동거점은 케임브리지 본사였고, 이 뉴욕사무소는 실제는 맨하탄 소재의 제임스 루더맨 구조사무소와 합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 건물 구조설계에 참여했었습니다.



Welded Joint or Bolt Joint
르 메죠는 뉴욕사무소 파트너로부터 자신에게 보고나 검토요청 없이 자기들 선에서 시공업체의 변경요구를 받아들여 시공된 내용이 있음을 전화통화로 알게 되었습니다. 당초 이 건물 내풍가새는 용접접합 방식으로 설계되었었는데, 시공업체(Bethleham Steel)에서 용접접합이 인건비가 많이 들고 지나치게 강하다고 주장하면서 실용적이고 안전성에도 뒤지지 않는 볼트접합 방식으로 변경을 요구했고 뉴욕사무소에서 이를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뉴욕사무소 파트너가 맨하탄 현장에서 벌어지는 변경에 대해 사사건건 켐브리지 본사의 승인을 받았다면 제때 준공할 수 없었고, 뉴욕사무소 파트너가 검토한 변경내용에도 기술적인 하자는 없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형태였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기준에 따른 설계에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거장 르 메죠가 보는 안목은 일반적인 건물을 다루는 일반적인 기술자들의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르 메이어는 이 변경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초조해졌습니다.

당시 기술자들은 초고층 건물에서 바람의 영향이 크게 지배한다는 것은 알았어도 건물의 흔들림을 제한하는 목적은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사용성 확보 정도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르 메죠에게 그 흔들림은 변형에 의한 특정부위의 응력집중 또는 공진효과로 진동이 증폭, 부재파괴, 전체 구조시스템의 붕괴에 이르는 붕괴메커니즘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이미 시공된 볼트접합 상태와 과거 풍동실험 데이터를 정밀하게 검토하고 재계산한 결과, 우려했던 상황은 더욱 확실해 졌습니다.

최상층에 설치된 TMD 작동효과를 고려하면 재현주기 55년의 폭풍에 안전하지만, 준능동형(Semi-Active)이기 때문에 태풍이나 화재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즉,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고작 재현주기 16년의 폭풍에도 볼트접합부Translated with DeepL.com (free version)가 파괴될 수 있다는 끔찍한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구조이야기 1 – Citicorp Center중에서

누구나가 직잠을 하겠지만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숨기거나 발표합니다. 현실에서 보는 선택은 숨김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 사실을 밝힙니다. 이것도 조건이 붙습니다.

“선 조사 후 사과”

그런데 기사를 보면 세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라도 세가지 중 하나로 대응할 것입니다. 첫째는 진실을 숨기는 것이고, 둘째는 진실을 밝히면서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며, 셋째는 진실을 밝히면서 스스로 책임지는 것입니다. 르 메죠는 세번째 길을 택했습니다.그 자신도 격심한 스트레스로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고백했지만, 자신만 알고 있는 이 진실을 묻어 버렸을 때에는 우려하는 그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았고 누군가는 죽을 수 있다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사실을 직시하고, 그는 옳은 길을 택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 누구도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다. 오직 나만이 이 특별한 사건의 위험을 제거할 힘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 위험을 해결하지 못할 실패의 확률은 아주 적다.”

2.
기사의 마지막입니다.

시티코프 센터의 위기는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할 만했습니다. 영웅은 있었지만 악당은 없었고, 월터 손목턴과 시티코프 경영진부터 시 건축부 공무원까지 수리 작업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모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물론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르메수리에가 세운 것으로, 그는 단순히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성을 높인 인물로 부상했습니다. 로버트슨은 그에 대해 “빌은 매우 솔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이 큽니다. 모든 엔지니어가 빌처럼 행동할 거라고 말하지만, 제 마음속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르메수리는 1978년 여름, 하버드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통스럽고, 자기 비하적이며, 자기 극적인, 즉 옳은 일을 한 엔지니어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직업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르메슈리에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에게는 사회적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면허를 취득하고 존경받는 대가로 여러분은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자신과 고객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에서 가장 멋진 부분은 제가 그렇게 했을 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사회적 의무가 있습니다. 면허를 취득하고 존경받는 대가로 여러분은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자신과 고객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에서 가장 멋진 부분은 제가 그렇게 했을 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The crisis at Citicorp Center was noteworthy in another respect. It produced heroes, but no villains; everyone connected with the repairs behaved in exemplary fashion, from Walter Wriston and his Citicorp management team to the officials at the city’s Department of Buildings. The most striking example, of course, was set by LeMessurier, who emerged with his reputation not merely unscathed but enhanced. When Robertson speaks of him, he says, “I have a lot of admiration for Bill, because he was very forthcoming. While we say that all engineers would behave as he did, I carry in my mind some skepticism about that.”

In the last few years, LeMessurier has been talking about the summer of 1978 to his classes at Harvard. The tale, as he tells it, is by turns painful, self-deprecating, and selfdramatizing–an engineer who did the right thing. But it also speaks to the larger question of how professional people should behave. “You have a social obligation,” LeMessurier reminds his students. “In return for getting a license and being regarded with respect, you’re supposed to be self-sacrificing and look beyond the interests of yourself and your client to society as a whole.

And the most wonderful part of my story is that when I did it nothing bad happened.”
“You have a social obligation. In return for getting a license and being regaded with respect, you’re supposed to be self-sacrificing and look beyond the interests of yourself and your client to society as a whole. And the most wonderful part of my story is that when I did it nothing bad happened.”

르 메죠(William J. Le Messurier)의 마지막 말. 요즘 AI와 관련한 일을 하는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충고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사회적 의무가 있습니다. 면허를 취득하고 존경받는 대가로 여러분은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자신과 고객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스스로 그렇게 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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