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페복에 올렸던 글입니다. 보관용입니다.
1.
페북으로 만난 분들중 글을 읽는 재미를 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신학자이신 오강남 선생, 고대근동사를 연구하시는 주원준 선생입니다. 신학이 궁금하고 역사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중세철학을 전공하신 유대칠 선생도 비슷합니다. 처음 서영남 선생님의 글을 보다가 알게 되었고 중세철학을 하신다고 해서 급관심을 가졌습니다.
https://ockhamtextus.tistory.com/ 을 보면 페북에 올리는 글과 다른 결의 글도 보았고 유튜브에 올린 중세철학 이야기도 재미 있었습니다. 몰론 일부분을 본 느낌입니다. 하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책을 구매했고 어제 저녁의 시작입니다.
하루 건너 집회, 행사. 이렇게 살았던 시절을 지나 오랜 동안 하루 건너 술자리 하였던 시간도 지나 하루 건너 성당, 동네 한바퀴 돌고돌고 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더믹이 발생하기 오래 전부터 시작한 재택사업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만나는 사람의 폭이 넓지않고 SNS으로 읽는 사람만 대부분입니다.
“혹시 저녁에 시간이 있어?”
“왜?”
“철학노동자 한분이 책을 내놓으셨는데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가자고”
빗줄기가 굵어지는 듯 해서 차를 끌고 나간 죄로 한 20분정도 늦게 도착한 책방이음. 아담한 다세대주택 지층라고 상상했는데 건물 지하입니다. 뒷자리에 앉으려고 했는데 “아뿔사!” 자리가 하나밖에 없네요. 등 떠밀려 맨 앞 두자리에 같이 앉았습니다.
유튜브로 보았던 생김새와 다르지 않습니다. 말투도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2.
이야기 주제는 “왜 대한민국철학사를 썼는지?”가 아닐까 합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입장이라 서평은 뭐 하고 들었던 이야기를 몇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말과 우리 글로 철학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고난을 통한 기억, 기억의 기록, 기록에 대한 성찰을 통한 철학이 중요하다.”
“철학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사이의 공감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유대칠씨의 표현은 아닙니다. 제가 들어서 제 기억속에 남긴 표현들입니다. 그래서 의도와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이런 생각때문에 ‘대한민국철학사’를 보면 “철학자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분들이 등장합니다. 민중 – 영어의 People의 번역이 아닌 우리라는 의미로 사용하신다고 합니다. 말씀중 우리가 누굴까 생각해보면 생활을 함께 하는 이들이고 노숙자, 봉사자, 고민하는 학생, 청년들..입니다 – 의 아픔과 투쟁을 같이 한 분들입니다.
먹물이지만 먹물만 먹은 철학노동자라고 하시는 유대칠 선생. 이야기를 통해 그려본 선생의 삶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던 듯 합니다. 수많은 아픔과 서러움이 있었을 듯 하고 그러한 감정과 기억이 대한민국철학사속에 녹아 있을 듯 합니다. 철학을 접근하는 자세이나 주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통해서 그럴 듯 합니다. 그래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원래 샀던 책외에 3권을 더 사서 사인을 받았습니다. 동네에서 필요한 몇 분에게 주려고 합니다.
유대칠 선생의 사인을 받고 재촉합니다.
“빨리 집에 가자. 주차비가 많이 나오잖아…”
“사람이 철학강연을 들었으면 실천을 해야지..”
오늘도 한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내가 오랜만에 들린 서점이라 책구경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무슨 책을 보나 했더니 ‘기본소득’. 아마도 하는 일이 사회복지니까 관심이 가나봅니다.
지금까지 유대칠님을 유대칠 선생으로 표현한 이유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대칠 아버님은 학위는 없지만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학생이나 교수들이 찾아서 배우고 자문받고 그랬는데 평생 한번도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하지않았다고 합니다. ㅠㅠㅠ 유대칠 선생도 역시 그런 경험이 많다고 합니다. 선생은 지위가 아니고 나에게 배움을 주는 분이면 누구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기에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습니다.(^^)
거억에 남는 이야기 인용.
정약종 선생의 ‘주교요지’입니다. 대구의 모 성당에서 대림특강을 할 때 주제가 ‘주교요지’였다고 합니다. 영인본으로 나온 주교요지를 놓고 강의를 하였는데 육십이 넘은 분들이 다 구매를 하셨다고 합니다. 어려운 신학을 우리말로 설명한 것이라 어르신들도 잘 이해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교요지를 찾아보았습니다. 번역본 성경이나 신학책과 너무 다릅니다. 교부시절 나온 민담형식의 이야기 책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언제 본당에서 강의하면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심이 스스로 천주님 계신 줄을 아느리라
무릇, 사람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그 위에 임자가 계신 줄을 알므로, 병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 하늘을 우러러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하며 빌고, 번개와 우레를 만나면, 자기 죄악을 생각하고 마음이 놀랍고 송구하니, 만일 천상에 임자가 아니 계신다면, 어찌 사람마다 마음이 이러 하리요?
#대한민국철학사
#유대칠선생님_응원합니다
다양한 세상이다. 하나의 개체도 경우에 따라서 쉼 없이 자신의 모습을 달리한다. 어느 날 인문학 따위는 쓰레기라고 철학과, 종교학과, 예술학과 등을 폐과하고 돈 되는 학과만을 만들던 곳은 인간다운 세상에서 인문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