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T의 시대는 저무는가?

1.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의사결정을 내릴 때 착각을 합니다. “내가 지금 보고 있고 느끼는 것”이 영원할 것이라고…

지난 몇 년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단어가 High Frequency Trading입니다. 고빈도매매를 여러가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트레이딩전략이라고 이해할 수 있고 알고리즘트레이딩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직도 무엇이 고빈도매매인지를 판단하는 합의된 기준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빈도매매를 규제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고빈도매매가 70%를 넘어섰던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이런 흐름속에서 아주 유명한 고빈도매매업체인 Getco가 최근 재미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간순으로 보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다음으로 HFT를 이끌었던 CTO를 교체한 후 구조조정을 하여 40명을 해고합니다.

Getco Gets New CEO
Getco’s Chief Technology Officer Departs
Getco Sheds 40 Staff in Restructuring; Senior Officials Depart

Geto의 CTO인 Rauchman은 2010년이후 유가증권과 외환시장에서 HFT를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Rauchman served as CTO since 2010 and previously led trading operations in stocks and currencies since joining the high frequency trading firm in 2001.?Getco is among the biggest market participants ranked by volume on exchanges and trading platforms run by CME Group, NYSE Euronext, Nasdaq OMX Group, and Deutsche Boerse.Prior to leaving Getco, Rauchman was co-head of U.S. equity trading and also led Getco’s push into foreign exchange markets in 2005, said Dow Jones.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이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 기사가 FT에 실렸습니다.

High speed traders look to restructure

기사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면서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Investment groups have profited from using super-fast technology to execute orders, or send and cancel quotes in fractions of seconds. Trades are often based on tiny differentials in prices or mathematical patterns rather than standard corporate valuations.

Such activity frequently accounts for more than half of all daily equity trading in the US and a third in Europe. But the constant technology upgrades, soft markets and fears of increased regulatory costs is forcing some to rethink their business models.

경쟁의 심화, 규제등을 구조조정의 원인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미국과 유럽에 국한된 일일까요?

2.
이제 눈을 한국으로 돌려보죠. 2012년 들어선 이후 자본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주문수탁제도의 변화입니다. 지난 4월 주문수탁제도가 바뀌면서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DMA관련 투자를 하였습니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DMA부분을 목표로 투자입니다.

제도는 변화하였지만 업황은 좋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SBS는 ‘곡소리가 날 정도’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또 하나 금융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 있다. 바로 주가 하락과 거래 대금 급감 등 경영 환경이 급속히 불투명해진 증권사들 얘기다. 증권사 임원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비용은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놓고 골머리를 싸매고 거의 매일 대책회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에서 ‘곡소리’가 나는 이유는 주식, 채권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하루 거래대금이 6조5천억~7조원은 돼야 국내 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투자심리는 위축돼갔고, 최근 거래대금은 5조원대로 추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138포인트, 7% 가량 급락했다. 자연히 거래대금도 급감하는 추세다. 2월에 143조원을 기록했던 거래대금은 3월에 112조원대로 크게 줄었고, 4월에는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5월 거래대금도 석 달째 감소추세를 이어가며 98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것이 얼마나 많이 줄어든 것인지는 다른 위기 때와 비교해보면 보다 극명하다.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코스피가 12% 가까이 급락했을 당시에도 거래대금은 178조원 정도가 됐으니까, 거의 절반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소형 증권사가 더 상황이 심각하지만 현재는 업계 상위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달 업계 1,2위 증권사 법인 영업(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자산운용사, 은행, 보험, 투자자문사 등 기관투자자 주식위탁매매 담당)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증권사 각 지점들 수익성도 형편없이 떨어져. 대부분 증권사가 지점의 절반 이상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게다가 세계 금융시장이 모두 좋지 않다보니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규모도 크게 줄고 있다. 유럽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의 여파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파생상품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23개 주요 증권사의 파생상품 매매 총 순이익은 722억 원으로 전년도 4868억 원 대비 85%나 감소했다. 파생상품 매매 이익도 전년도보다 1조5980억 원 늘어났지만 파생상품 관련 손실 폭이 2조125억 원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순이익 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최근처럼 주식, 회사채,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에 돈이 돌아가는 주요 영역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드물다고 입을 모은다. 3대 수입원이 함께 나빠지면서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은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취재파일] 증권사들 ‘곡소리’…비상경영 돌입중에서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파생상품시장 규제, 유로위기에 따른 경제불황,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 감소등이 자본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해외 수요뿐 아니라 국내 수요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DMA와 관련한 투자를 하였던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만약 공급 과잉이면 증권사간의 출혈경쟁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3.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ZeroAOS모델은 DMA를 이용한 자동매매트레이더를 목표로 한 서비스입니다. 증권사의 라이센스만을 이용하는 해외DMA고객들은 대상이 처음부터 아니었기때문에 영향은 없습니다. 다만 중소형 트레이딩 스타트업이 줄어들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앞서 이야기하였던 외적 변수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않습니다. 오히려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지수옵션상품의 승수변경입니다.

한국거래소가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해 K200 옵션의 승수를 변경한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K200옵션 올해 7월물의 거래량은 지난해 7월물 옵션의 16%에 그쳤다. 작년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증권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옵션 거래량의 감소를 K200옵션의 승수변경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옵션이란 주식 등의 자산을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혹은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K200 옵션은 코스피200을 미래의 시점에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다. 기존에는 포인트 당 10만원으로 거래됐는데, 지난 3월 동시만기 이후부터 신규로 상장되는 월물에 순차적으로 50만원의 승수를 적용하고 있고, 이달 15일부로 전면 도입됐다.

쉽게 얘기해 현물과 비교하면 이전에는 주식 한주를 살 수 있었는데 이젠 최소 5주씩은 사야 하는 상황. 옵션 투자를 하려면 5배의 금액이 더 들게 된 셈이다.K200 옵션은 한국을 대표하는 파생상품으로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다. 하지만 그만큼 오명도 많았다.외가격(실현 가능성이 적은 옵션) 옵션을 중심으로 대량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실상 투기판이 벌어졌던 것이다. 감독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승수를 변경했다.

일단 가격이 비싸지고 증거금이 늘었기 때문에 거래량은 당연히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거래 급감과 관련해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현상을 종합해 보면 거래량은 (승수 인상에 따라) 5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6분의 1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며 “거래대금 또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10% 정도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옵션 제도 변경 이후 거래량 급감중에서

거래량이 감소하면 DMA트레이딩을 하였던 트레이더들은 적어진 기회, 높아진 비용때문에 매매를 포기할 수 있습니다. 매매를 포기하면 직접적으로 저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ZeroAOS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강조하지 않았던 손매매기능도 표현하고 유가증권 거래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ETF와 같은 상품을 거래하도록 하는거죠.

HFT시대는 저무는 것인가요? HFT를 특별한 전략이라고 이해하면 저뭅니다. 다만 HFT는 알고리즘트레이딩과 기술발전이 빚어낸 상황의 산물이라고 이해하면 또다른 HFT가 나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ELW스캘핑도 제도와 기술발전이 빚어낸 한국형 HFT라고 이해합니다. 기술과 전략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이 출현하는 한 경쟁은 영원합니다. 그보다는 ‘보다 많은 이익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영원하기때문입니다.(^^)

1 Comment

  1. smallake (Post author)

    이투데이가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증권가 구조조정 회오리]”정부 규제 최소화하고 ‘新수익모델 발굴’서둘러야”

    공감은 하지만 표본이 너무 작네요.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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