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생활을 하는 동안 “정리해고”를 해야할 때가 두번있었습니다. 한번은 2001년말 10억원 투자유치를 받은 다음이고 다른 한번은 해외와의 M&A가 실패한 이후입니다.
두경우 모두 회사가 리빌딩을 하여야 할 때 요구되었습니다. 리빌딩이라고 하는 것이 무조건 “정리해고”로 귀결되지는 않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재구축할 수도 있고 배치전환과 같이 인력을 조정할 수도 있고. 많은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때 제가 생각했던 것은 비즈니스모델의 재구축만이었습니다. SI중심에서 제품중심으로 변화해보고자 FIX제품을 개발하였고 FX제품을 개발하였습니다. 문제는 다른 글에서 쓴 것처럼 “숫자”에 바탕을 둔 수익성예측을 엄밀하게 하지 못한 상태였기때문에 정확히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었죠.
왜 “정리해고”를 거부하였냐 하면.첫번째는 해고당한 당사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기때문입니다. 해고당하고 다시 구직활동을 하고 잘되지 않으면…그 때는…이런 생각을 하였쬬. 다른 하나는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정리해고”를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그런 의무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리해고”를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를 이르켰습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판단입니다. 해고를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근로자에게는 재취업을 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였고 체불임금이 늘어나면서 저와 같이 일한 사람은 경제적인 고통을 더 많이 받게 되었죠. 만약에 잘되었으면…이런 생각을 하면 저의 판단은 옳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리해고”가 필요했던 그 시점에서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할 때 모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기업 스스로가 “생존’할 확율을 높이는 것이었다고 지금 생각합니다. “정리해고”를 통해 그 확율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 경영자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그러질 못했지만….. 또하나 시장이 침체로 돌아선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좋은(?) 직장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결국 제가 “정리해고”를 통해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은 발생할 수가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죠. 결국 저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기 싫다는 아주 개인적인 이유로 스스로 무덤을 판 겪이 되었고 결국은 더 많은 피를 손에 묻히게 된 꼴입니다.
“정리해고”가 옳으냐 그르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와 같은 판단기준은 하나의 선택을 하느데 있어서 옳은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준은 무엇이 회사의 생존확률을 높혀주냐 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다른 경영자들은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같은 초보경영자는 그러질 못했던 것이 문제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드네요..경영자와 근로자가 공생하는 방법은 없는지…지난 몇년동안 그 어려움을 겪을 때에 아무도 “고통분담”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가 경영을 잘못한 것인지는 몰라도 호황일 때 근로자의 입장(?)에서 최대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회사가 어려운데도 아무도 “고통분담”을 이야기하지 않았네요.단지 월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회사에 다니는 것이 “고통분담”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그렇지만 그것은 “고통분담”이 아닌데..결국은 채무로 다 남는 것을…
예전에 사내에서 외부업체에 의뢰해서 컨설팅을 받을 때 이런 항목이 있었습니다. “왜 회사를 떠나지 않는가?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좋은 점은 비전이 불확실한데도”1위를 한 답은 “회사가 매우 자유롭다”였습니다. 직원들입장에서 “자유”…..란 결국 경영진의 문제겠죠.
업무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성과스트레스를 받지않고 편안하게 하고 싶은 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제가 그렇게 만들었네요.자선사업을 한 것처럼…기업의 경영자인 것을 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