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대학때나 사회생활을 할 때 리더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같이 일을 하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려고 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죠. 물론 직책이라는 것을 맡은 적이 있었지만 그것도 역시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중에서 특정한 역할을 하는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주)넥스트웨어를 설립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직이 필요로 해서 기획도 하고,영업도 하고 PM도 하고. 타고난 천성인지 혹은 사회에서 훈련된 덕분인지 제게 주어진 일을 할 때 “함께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고 스스로 마무리를 하여야 직성이 풀리죠.
잘못된 조직문화에서 발생하는 것중에 이런 현상이 있습니다.
“결국 말을 한 사람이 책임지고 집행하는”(^^)
이를 극복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조직문화, 조직전체의 변화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람 혹을 일 자체가 되게끔 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어제까지 읽었던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 있는 한 귀절입니다.
“CEO는 임원일 때와 달리, 사람과 조직에 권한 위임하는 자질을 키워야 합니다. 자기가 다 아는 일이라도 아랫사람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소신을 가지고 일하게끔 해야 합니다. 속으로 끙끙 앓아야 할 때가 많죠. 회사를 망치는 리더의 유형은 명확해요. 아랫사람의 설명이 끝나가기도 전에 ‘알았어’, ‘이렇게 저렇게 해’하면서 다 시키는 거예요…CEO가 되려면 잘 하는 것보다는 리드하는게 중요해요.
초보CEO나 초보 리더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은 ‘맡기는’ 겁니다. 일단 리더가 되면 실적이 자신의 24시간을 감시한다는 생각이 들죠. 때문에 실적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지켜보기란 정말 이를 악물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내가 더 잘하는 일을 맡겨놓고 가만히 지켜본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모르겠더군요.그래도 맡겨버렸죠. 조직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개선이고 혁신이고 아무거도 할 수 없어요. 혁신도 나를 따라주는 핵심 추종자들이 있을 때 가능한 겁니다.”
솔선수범만이 조직을 이끄는 것은 아니네요.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사장이려고 하거나 사장이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처음에 소개된 글을 보면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 그래서 끌렸는데 – CEO들을 취재한 내용중 내면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여기에 경영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을 덧붙인 책입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후반부로 가면서 처음에 보였던 참신함이 많이 사라지고 진부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지루해졌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