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연히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박용진씨가 내놓은 보도자료입니다. 지주회사화를 추진하는 한국거래소는 관련한 컨설팅을 맥킨지에 맡겼다고 합니다. 보도자료는 보고서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우선 어떤 컨설팅용역을 발주하였는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를 살펴보았습니다. 4월에 발주했다고 하는데 관련한 용역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장 비슷한 용역컨설팅은 KRX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방안 컨설팅 용역입니다. 6월 발주이니까 한국거래소가 밝힌 4월 용역은 아닙니다. 나라장터까지 확인해보니까 4월용역은 ‘현.선물시장 연계거래 관리체계 선진화 방안 연구용역’외에 없네요. 다시 찾아보니까 이사회회의록에 따르면 2016년 4월 이사회의 의결로 입찰을 진행하였습니다.
한국거래소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컨설팅을 받는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사실상 20대 국회로 넘어갔지만 자체적인 성장 전략은 지속해서 그린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미래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컨설팅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수립 일환이며 현재 컨설팅 용역 업체를 선정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거래소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며 “해외 거래소의 성장 전략 등을 간접적으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거래소는 늦어도 올해 내에 컨설팅을 완료할 계획이다. 컨설팅 업체는 해외 거래소 컨설팅 경험이 있는 대형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래소, ‘미래 성장전략’ 해외 컨설팅 받는다중에서
그런데 용역은 비공개였습니다. 박용진 의원이 내놓은 보도자료는 비공개 용역보고서입니다. 보고서 원문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주변에 수소문을 해보니까 원문이 아니라 결론의 일부만을 입수하여 보도자료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보도자료는 컨설팅 보고서중 부정적인 면을 담았습니다. 여러 신문들이 기사회하였지만 조선일보가 가장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반면 중앙일보는 보도자료에 첨부한 컨설팅 보고서 원문을 담았습니다.
맥킨지 보고서 “거래소, 지주사 전환 장단점 있어…사내 파벌주의 리스크 존재”
맥킨지 “거래소 지주사 전환, 법인별 사업중첩·파벌주의 가능성”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던 한국거래소는 부리나케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기사만으로 보면 틀린 내용은 아닙니다.
맥킨지는 사업 다각화 정도와 전사 컨트롤 조직의 역할을 중심으로 거래소의 거버넌스를 ①오퍼레이터(Operator) ②스트래티직 컨트롤러(Strategic Controller)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Strategic architect) ④파이낸셜 홀딩(Financial holding) 으로 구분했다. 오퍼레이터는 사업과 전략이 혼재돼있는 대만이나 한국 거래소의 형태고 나머지 ②~④는 지주회사 체제다.
맥킨지는 유가와 파생 거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있는 거래소가 향후에는 정보 분배와 장외 파생/채권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사업다각화에 맞춰 지배구조도 기존 ①오퍼레이터에서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로 전환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경영전략강화 TF장은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의 경우 지주사는 개별 자회사의 방향만 제시하고 개별 자회사에 자율성을 좀 더 부과하는 형태”라며 “거래소가 향후 먹거리 발굴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하려면 기존 오퍼레이터의 거버넌스에서 종국에는 스트래티직 아키텍트로 전환해야 한다는 맥킨지의 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지주회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 ▲국가별 규제 대상 법인 구분 ▲외부 업체 인수 및 조인트벤처(J/V) 추진 ▲사업 부문별 파산 관리 ▲조세 절감 등을 꼽았다. 거래소의 지주회사화 사례로 독일거래소를 꼽았는데, 독일 거래소의 경우 개별 사업 영역 별 법인을 통한 지주회사 체계를 도입하고 있지만, 경영 관리상에서는 법인 구분과 무관하게 ‘원펌(One-firm·하나의 회사)’ 형태의 조직 운영을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맥킨지는 지주회사로 조직 체계가 변경했을 때 발생 가능한 위험성에서도 지적했다. 맥킨지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시 ▲전사 관점에서 관리 복잡도 증가 ▲조직간 장벽 형성에 따른 의사 소통 저하 ▲이해 상충으로 인한 의사 결정의 비효율화 ▲인사 형평성에 대한 불만 ▲사내 파벌주의 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거래소 “맥킨지서 지주회사 전환 권고 받아…발생 가능한 리스크는 거래소만의 문제 아냐”중에서
2.
한국거래소는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고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지주회사화를 반대하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우려했기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다릅니다. 중앙일보 기사에 올랐던 이미지입니다.
도표중 마지막이 파벌주의입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증권거래소, 코스닥 및 선물거래소가 강제적으로 통합하여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2005년 통합한 후 10년이 지났지만 혈통주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출신에 따른 파벌, 지연,학면에 따른 파벌이 횡횡합니다. 정권이 바뀌면 낙하산인사가 이루어지는 조건에서 파벌을 없애고 능력위주의 인사가 가능할까요?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의원실이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한국거래소가 실시한 팀장급 이상 인사 82명 중 71%(58명)가 옛 증권거래소 출신이었다. 이어 코스닥위원회 출신이 11%(9명), 선물거래소 10%(8명), 코스닥 증권 7%(6명)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통합 이후 채용된 인사는 1명이었다.
특히, 본부장보급 이상 고위직 인사의 경우 4명 전원이 증권거래소 출신이었다. 실제로 김병률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 안상환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보, 이용국 파생상품시장본부 파생상품연구센터장, 최욱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 등 본부장보급은 전원 옛 증권거래소 출신들로 채워졌다.
또한, 부장급 인사에서는 전체 대상 23명의 74%(17명), 팀장급 인사는 전체 대상 55명 중 67%(37명)가 옛 증권거래소 출신이었다. 특히, 요직으로 통하는 자리에서 독점 현상이 심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거래소 인사를 책임지는 류승규 경영지원본부 인사총무부장과 주요 기획을 담당하는 송영훈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장도 증권거래소 출신이었다. 이들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다.
한국거래소 간부 10명 중 7명 증권거래소 출신 ‘싹쓸이’중에서
또다른 쟁점은 사업확대에 따른 조직간의 갈등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정보분배가 들어갑니다. 코스콤과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무척 큽니다. 해외 거래소와 다른 역사적 과정을 가진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융합하여 ‘윈-윈’할 수 있을까요? IT를 우습게 보는 문화가 여의도에 횡횡하는 한 불가능합니다. 말로는 IT이지만 속으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입니다.
그런데 의문입니다. 왜 맥킨지에 용역을 맡겼을까요? 최근 조선산업과 관련한 컨설팅을 의뢰받은 맥킨지. 결과보고서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