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파생시장은 국제적으로 어떤 위치일까요? 얼마전 세계거래소연맹(WFE)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발표하였습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전년대비 4.4% 증가한 38억1900만계약으로 세계 시장 거래량의 27.0%를 차지해 1위를 유지했다. 세계시장 2위의 유럽 유렉스(Eurex) 거래량 14억400만계약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중 지난해 국내 주가지수옵션상품의 거래량은 36억7200만계약으로 이 분야 세계 전체 거래량의 63.7%로 집계됐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지난 1995년 개설돼 세계최대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단기간 성장한 만큼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험 부담이 큰 상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약한 개인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32.3%로 외국인투자자(31.5%)보다 높고 기관투자자(32.3%)와 비슷했다.
韓 파생상품 거래량, 세계시장 27% 차지중에서
2위인 Eurex와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1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비판론이 ‘도박판’입니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고 개인들에게 일확천금의 망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아가 투기론은 규제론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금융위도 호응하여 옵선 최소거래단위를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파생시장 1위’라는 사실이 꼭 부정적인 의미만 있을까요? 시장이 1위라는 사실은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Eurex처럼 여러 상품을 합한 규모가 아니라 KOSPI200을 기초상품으로 한 파생상품시장만으로 1위를 했으니까 시장참여자가 유동성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엄청 큽니다. 이를 기회로 생각하고 새로운 모델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앞서 기회의 땅, 한국파생시장은 외국인투자자에게 매력적입니다. 특히 앞선 금융공학과 정보기술로 무장한 투자자들은 눈앞의 먹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부터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증권사에게? DMA서비스를 요청하였습니다. 아마 아무도 DMA에 관심이 없었을 때 블루오션(Blue Ocean)이었겠죠. 그런데 너도 나도 DMA에 나서면서 레드오션을 바뀐지 오래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영업부서를 두고 DMA서비스를 제공 중인 증권·선물사는 10여개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후발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며 “거래소-투자자 직접접속을 허용하지 않는 국내 상황에서 주문 속도 경쟁은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VIP 고객을 잡으려면 결국 수수료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빈도 외국인 대상의 수수료는 최근 3년 사이 7~8bp에서 3bp 이하로 반토막이 났다. B증권사 국제영업부장은 “사실상 증권사 수익이 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비즈니스를 접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국제영업부출혈경쟁
죽을 맛중에서
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리테일혁명이라고 한 HTS도 결국 가격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된지 오랩니다. 새로운 금융기술로 기계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시장도 역시 가격경쟁으로 레드오션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외국인DMA를 라이센스비즈니스라고 합니다. 외국의 Naked Access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때문입니다. 새로운 발상이 필요합니다.
2.
오랜 독자라면 2009년을 전후한 시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이야기한 저를 기억하실 수 있습니다. 외환서비스를 한 경우으로 새로운 서비스, 채널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배경은 이러합니다.
외환증거금거래를 처음 시작하면서 만났던 FCM이 미국 FXCM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무척이나 큰 업체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자본금 규모가 원화로 10억이 약간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잉!? 뭐야….우리나라에서는 허가도 받지 못한 규모네…”
그런데 자본금이 회사의 경쟁력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외환을 기초로 세계시장을 목표한 모델이었습니다. 외환거래는 세계 어디서나 공통인 거래였고? 새로운 시장인 외환리테일시장(Retail FX)을 선점하려고 했기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국제경험을 기초로 다양한 채널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IB(Introducing Broker)와 White Label Model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반영하여 Saxobank와 ひまわり?券을 분석한 글을 썼습니다.
CACB사례 – Saxo Bank(1)
CACB사례 – Saxo Bank(2)
키움증권 vs 히마와리증권
현재 DMA로 투자하는 외국인은 아주 큰 규모의 기관투자가들입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계이라고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규모가 이정도일까요? 같은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투자규모가 작아서 자체매매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기관 혹은 개인투자자도 있습니다. 국적을 보면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혹은 동남아시아도 있습니다.? 잠재적인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의 요구를 부응하지 못하는 서비스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 어떤 증권사가 있는지,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서비스를 안다고 하여도 고속의 자동매매에 적합한 서비스는 구경하기 힘듭니다. 만약 이런 요건을 충족하면 어떤 모습일까요?
그래서 파생시장 세계 1위를 보면서 과거에 묻어두었던 IB와 White Label와 ZeroAOS을 떠올렸습니다.
3.
ZeroAOS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할 때 세가지 목표를 잡았습니다. 첫번째는 국내 리테일DMA시장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DMA는 기관, HTS와 API는 개인용이라는 생각을 뒤짚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느리지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둘째는 ZeroAOS방식의 DMA서비스를 수출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앞서 이야기한 외국인용 리테일DMA시장입니다. 라이센스모델방식의 DMA영업을 지양하고 새롭게(?) 개인시장을 개척해보자는 목표입니다.
마지막은 아웃바운드DMA입니다. KOSPI200상품으로 24시간 DMA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입니다.
레드오션화된 해외DMA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