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와 트레이딩시스템(3) – Best Execution

1.
그동안 ATS와 트레이딩시스템을 주제로 쓴 글입니다.

ATS시대와 트레이딩시스템(1)
ATS시대와 트레이딩시스템(2)

ATS와 트레이딩시스템.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번 마지막에 잠깐 운을 떼었던 Best Execution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Best Execution은 최소한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생소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TCA (Transaction Cost Analysis)와 Best Execution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행 자본시장법하에서 Best Execution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Best Execution을 신의성실의무와 관련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나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Best Execution과 신의성실의무

Best Exeution을 말하면서 CQS,CTS,ITS(Intermarket Trading System)와 같은 시스템들을 많이 언급합니다. 미국의 RegNMS하에서 다양한 규정과 함께 ?CQS등과 같은 시스템이 Best Execution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럽의 MiFID는 다릅니다. Best Execution이 투자자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주자는 의미지만 이를 제도화하고 정책화하는 과정에서 나라별 자본시장의 역사와 구조가 영향을 미칩니다. 아래 Reg NMS와 MiFID의 비교한 표를 보더라도 차이가 많습니다.

2.
Best Execution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법적인 개념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모습을 가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금융위와 직간접으로 관계하는 분들은 머리속에 나름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최적집행의 의무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 ①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거래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관한 투자자의 청약 또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기준(이하 이 조에서 “최선집행기준”이라 한다)을 마련하여야 한다.
②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제1항에 따른 최선집행기준을 공표하여야 한다.
③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에 관한 청약 또는 주문을 집행하여야 한다.
④ 제1항에 따른 최선의 거래조건에 관한 세부사항, 제2항에 따른 최선집행기준의 공표와 제3항에 따른 청약ㆍ주문의 집행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조항만을 놓고 보면 최적 집행의 의무는 거래소 혹은 다자간주문체결회사(ATS)가 아닌 투자매매업자(중개업자)에 부과된 의무입니다. 즉, 거래소나 ATS에 부과된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ITS(Intermarket Trading System)과 같은 시스템은 법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미국의 ITS는 아래와 같은 SEC의 규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Adoption of Amendments to the Intermarket Trading System Plan To Expand the ITS/Computer Assisted Execution System Linkage to all Listed Securities2.

앞서 Reg NMS와 MiFID의 비교표를 참조하면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미국 보다는 유럽모델을 제도화한 듯 한 느낌을 받습니다. Best Execution의 책임과 관련된 부분만을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다음으로 ‘최선집행조건’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사항이라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습니다. 가격만을 이야기할지 아니면 다른 조건까지를 판단하기 힘듭니다. 다만 MiFID와 같은 방식으로 최선집행조건을 제도화하면 증권사는 시스템화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가격외 체결속도 및 체결가능성을 기초로 계량화한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당장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Reg NMS처럼 가격만을 조건으로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최선집행조건을 가격요소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상장된 주식에 대하여 최우선호가를 어떻게 집계하고 관련 정보를 어떻게 배포하여 투명성을 확보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Reg NMS는 다음과 같은 Rule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 Access Rule: 시장참여자가 trading center에서 제시된 NMS 주식의 NBBO에 fairly and efficiently(제한 없이, 비차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 Market Data Rule: NMS 주식의 ① 시장정보를 효과적으로 통합, 분배, 제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② 관련 SRO에게 정보수수료를 할당하는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SRO Joint Industry Plan”을 개정한 규정

한국의 금융위도 미국의 Reg NMS Rule과 같은 내용을 도입하여 제도화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주문의 투명성을 위해서 제도화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KRX외의 상장기능을 갖는 거래소가 쉽지 않은 만큼 KRX가 중심이 되어 각 ATS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들의 호가를 통합,분배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KRX Listed BBO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시스템이 미국의 CQS,CTS등입니다.

What are CQS, CTS, and CTA? The Consolidated Quotation System (CQS) is the electronic service that provides quotation information for issues admitted to dealings on the American Stock Exchange, New York Stock Exchange, and U.S. regional stock exchanges. The Consolidated Tape System (CTS) provides last sale and trade data for the exchanges. The Consolidated Tape Association (CTA) is the operating authority for CQS and CTS.

Q는 Quote입니다. 호가데이타를 통합하여 분배하는 시스템입니다. T는 Trade로써 체결데이타를 입니다. CTS는 체결데이타를 통합하여 분배하는 시스템입니다. 각각 주문전, 주문후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들입니다. 미국은 주식상장이 꼭 NYSE만 되는 것이 아니라 Nasdaq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Nasdaq의 경우 CQS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UQDF(UTP Plan Quotation Data Feed)라고 합니다. UTP는 Unlisted trading privileges의 약자로 상장하지 않았지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예를 들면 KRX에 상장된 주식이지만 ATS인 BATS Korea가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위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면 KRX가 주관 기관이지 않을까 합니다. 제2 거래소가 생길 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때문에 상장기능이 없는 ATS는 결국 KRX에 상장된 주식을 매매체결하는 기능만 수행합니다. KRX가 하면 아마도 정보분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콤이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겠죠.

자! 그림을 그려보죠. ATS가 있습니다. 호가가 발생합니다. 자체망을 통하여 호가를 분배합니다. 또 호가를 통합,분배하는 KRX의 시스템을 KCQS라고 하면 KCQS로 전송하여야 합니다. 10단계호가가 아니라 호가전체를 보내야 합니다. 다시 KRX의 KCQS는 KBBO정보를 제공하고 각 매매체결별로 10단계호가를 산출하여 증권사로 보냅니다. 시장정보를 처리하기 위하여 증권사는 투자를 많이 하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3.
KCQS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마켓데이타의 포맷입니다. 사실 KRX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하기 때문에 KRX의 데이타포맷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KRX의 데이타포맷중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정제된 시세데이타 말고 호가데이타 그자체를 표준포맷으로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알기론 NYSE는 CQS, Nasdaq은 UQDF를 표준포맷으로 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전호가서비스를 대비한 포맷이어야 합니다.

둘째 Time-Stamping입니다. 시간은 어느 경우나 무척 중요합니다. 증권사는 시간우선의 원칙, 매매체결은 시간/가격우선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기때문에 시간관리는 중요합니다. 이 때 시간을 밀리초 혹은 마이크로초를 기준으로 할지, 동기화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중요합니다.

이제까지 Best Execution을 위한 사전 조치들입니다. 사전조치가 있으면 사후 조치도 필요합니다. Best Execution은 법적인 의무이기때문에 증권사는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항상 증명할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어떻게 증명할까요? ?간단합니다. 각 거래소가 제시하는 호가를 정확히 저장하고 관리하여야 합니다. KRX가 제공하는 KBBO데이타가 핵심이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한국의 최선집행의무가 유럽식을 따른다고 하면 앞서 비교표의 Consolidated data system이 없습니다. 이처럼 “Consolidated Tape=Consolitade Data”과 같은 역할이 법적인 강제조항이 아니면 증권사는 KBBO와 같은 데이타를 스스로 만들어 보관하여야 합니다. 최선집행의무는 증권사에 주어진 의무이고 이 때문에 증명하여야 할 의무도 증권사에 주어진 의무입니다. 시장정보와 관련된 새로운 컴플라이언스입니다. 자본산업의 Big Data는 마켓데이타입니다.? Big Data의 저장과 관리 및 분석등이 필요합니다. NoSQL이나 Hadoop같은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4.
Best Execution을 위해 KBBO를 제공하고 투자자가 자신이 원하는 거래소나 ATS를 선택하여 주문을 보내면 사실 Best Execution이 단순합니다. 물론 마켓데이타와 관련한 여러가지 복잡한 사전 프로세스가 있지만 주문만을 놓고 보면 간단한 Order Routing입니다. 여기에 Order Routing앞에 Smart를 붙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SOR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복수의 시장(거래소, 혹은 유동성 pool, 즉 ATS(dark pool, ECNs, crossing network 등))이 존재하는 경우에 사용
? 주문을 접수한 시점부터 각 시장의 호가를 검색하여 가장 유리한 호가가 제시되어 있는 시장으로 주문 전달

A라는 종목의 주문을 받아서 “잘 처리하는” SOR서비스를 한다고 할 때 매도 수량은 20,000주입니다. 그런데 ATS 하나가 매수 가격이 12,000원으로 10,000주 , ATS 둘은 11,000원으로 5,000주, KRX는 10,000원으로 20,000주가 물량으로 있다고 하죠. 그러면 20,000주 물량을 어떻게 분배하여야 “잘~~~~ 처리했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우선 ATS 하나에 10,000주를 매도주문을 내면 10,000주가 체결하면 됩니다. 그럴까요? 과연 10,000주가 체결될까요? 아닙니다. 경쟁매매이고 거래소로 주문이 전송되는 동안 호가잔량의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가격과 수량을 놓고 분배하면 되는 일이 아닙니다. 복잡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야 합니다. TCA를 위한 사전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주문배정을 하여야 합니다.? HFT와 같은 전략일 경우 속도까지 고려하여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Smart Order Routing와 관련하여 미국 Reg NMS는 중요한 규정 하나가 있습니다.

□ Order Protection Rule (OPR, 일명 Trade-Through Rule): Trade-Through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기존 ITS Plan 하의 Trade-Through Rule을 개선하고 이를 “자동호가에만 한정”해 적용하는 거래 원칙.(trade-through란 주문이 ITS를 통해 전국 최우선호가(NBBO)가 게시된 시장에서 체결되지 않고 보다 열위의 가격이 게시된 시장에서 체결되는 것을 의미)

사실 이 규정은 투자회사만을 대상으로 최적집행의 의무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놓고 볼 때 제도화하기 어렵지 않을까 예측합니다.

결론적으로 Best Execution=최적집행의 의무는 시스템의 문제이기 전에 제도와 감독규정의 문제입니다. 감독규정이 어떻게 나올지 불명확하기 때문에 예상할 수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를 놓고 준비를 하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양한 경우에 대한 시스템적인 검토가 주된 내용이겠죠.(^^)

(*) 글중 미국이나 유럽의 Best Execution과 관련한 인용은 아래에 첨부한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KRX가 2010년말에 발주한 자본시장 대응방안과 관련된 컨설팅 산출물들입니다.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한 발전방향
증권거래시장의 환경변화와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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