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벌써 일제로부터 해방이 된지 63년이 지났습니다.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지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라디오와 TV는 광복을 기념하는 여러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광복절 그 날의 모습을 어땠을까?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광복의 기쁨을 맞이하는 사진속의 모습일까? 아니라고 합니다. 흔히 해방이 도둑같이 왔다고 하는 것처럼? 갑자기 찾아온 해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준비없이 맞이한 해방만은 아닙니다. 일요일 아침 애청하는 남경태의 ‘타박타박 세계사’. 남경태씨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대외적으로 연합국 세력과 연대하고 대내적으로는 각인각파가 대동단결해 일제의 구축에 노력한다는 강령을 확정했을 뿐 아니라 몇 달 뒤에는 내무부와 외무부 같은 정부 부서들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지부들을 편성해 조직을 전국화하는 작업에 매진했죠.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해방 직후에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건국동맹밖에 없었습니다. 해방이 되던 날에 건국동맹은 조선건국준비위원회로 개칭하고 실제로 건국을 준비하고 나섰죠. 해방된 지 불과 3주가 지난 9월 6일에 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기동력을 보인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군정이 개입하면서 건국준비위원회는 와해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일제 36년간의 통치에 이어 3년간 더 식민 통치를 받아야 했죠.
돌아가신 함석헌 선생께서는 ‘도둑처럼 온 해방’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아무도 모르게 해방이 왔다는 뜻이지만 건국동맹을 생각해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경태씨가 말미에 효창공원을 두고 한마디 합니다.
효창운동장 부근에 효창공원이 있고 여기에 김구선생 및 윤봉길, 이봉창의사의 묘역이 있습니다. 원래 순국선열묘역이었던 효창공원에 축구장을 만든 사람은 이승만입니다.
아마도 건국이전의 독립운동을 지우고 자신이 대한민국의 건립자로 남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8.15는 건국일이면 안됩니다.
2.
광복절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 MB정권이 들어서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승만’을 평가하는 토론을 했습니다. 서해성작가가 작심하고 나왔더군요. 전원책씨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다 반박을 하더군요.(^^) 사실 그동안 너무 점잖게 토론을 하셨습니다. 한겨레신문을 장식하였던 ‘한홍구-서해성의 직설’때와 달랐습니다. 전원책씨가 주장하는 핵심을 곰곰히 들어보면 “한반도의 남부만이라도 ?공산주의로부터 막아내고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한 공은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들으면서 저는 이런 트윗을 썼습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이승만을 두고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원책씨가 이승만의 빛과 그림자를 온전히 평가하자고 합니다. 완전한 인간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수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은 공통은 있습니다. 건국의 아버지, 독재자 중 무엇이 떠오르나요?
물론 저는 독재자로 기억합니다.
저녁시간 CBS FM 오미희의 ‘행복한 동행’을 듣는데 시작부터 평소와 다른 선곡이었습니다. 터, 내나라 내겨레,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 광야에서 등등.
3.
다시 시간이 흘러 잠잘 시간. 아내와 딸들은 늦게 잠을 잡니다. 잠결에 귀가를 노래소리가 맴돕니다. 너무나도 밝고 상큼한 노래. 박혜경씨의 레몬트리.
연휴를 끝내고 아니면 여름 휴가를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딱 좋은 노래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