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predatory)적 조직과 창조성

1.
아주 재미있는 개념 하나를 배웠습니다. 이번주 위클리비즈는 임파워먼트를 이야기하면서 포식자적 조직 문화를 소개하였습니다.

경쟁과 성과 위주의 전투적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런 곳에선 직원을 실적을 위한 생산 단위로 여긴다.?고객은 기업의 사냥감이고, 경쟁 기업은 사냥감을 놓고 겨루는 적(敵)일 뿐이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자원배분이 요구된다.
[Weekly BIZ] 임파워먼트로 김대리 氣 팍팍 … 당신 권한을 분배하라중에서

이런 조직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기업인들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상담자들의 공통점은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업무와 관련해 자기에게 필요한 권한을 갖지 못하고 상사의 지시나 결재에 의존하며 눈치를 봐야 했다. 조직의 목표 달성이 이들의 유일한 목표이자 전부였다. 업무 강도는 세고 야근은 밥 먹듯이 했다. 10명 중 7명이 위장병을 앓았다. 대장염과 위산 역류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았다. 마르티네스 박사는 “자율성 없는 포식자적(predatory) 기업 조직 문화가 인체의 면역 체계를 망가뜨리고 심신의 건강을 해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육강식, 무한경쟁, 심리불안, 자살, 폭력으로 내몰린 우리 사회도 양극화사회이면서 포식자적 사회라고 할 수 있네요. 또한 가장 경쟁이 심한 여의도 금융가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는 모습이고 주변의 동료들이 겪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이 무한경쟁속에서 구성원에게 이겨낼 수 있도록 주었던 당근은 성과보상입니다. 마리오 마르티네스(Martinez) 박사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한 경쟁과 생산성에 대한 강조는 불가피하지 않나.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쟁과 실적, 그에 따른 보상과 페널티(penalty)만을 공식 어젠다로 삼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다. 보상과 페널티 때문에 하는 업무는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권한 없이 책임만 주어질 때, 의미를 모르고 일할 때, 적당한 휴식 없이 장시간 일할 때 스트레스가 직원의 건강을 해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비용 부담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2.
포식자적 조직이 너무 익숙한 우리가 요즘 화두인 창조적인 조직으로 바뀌기 위해 필요한 것. 임파워먼트라고 주장합니다.

“임파워먼트의 핵심은 기업 조직에 인체의 면역체계 작동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체계는 완벽한 분권화(分權化)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박테리아·바이러스·세균 등 병원균이 몸 안에 침투하면 면역 체계는 스스로 균의 종류를 파악하고 퇴치 활동을 벌인다. 특정 면역 세포가 자기 힘으로 병원균을 퇴치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 다른 능력을 가진 주변 세포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1분 동안 수십만 건의 의사결정이 내려지는데, 모두 인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뇌(腦)의 지시를 받지 않고 이뤄진다.

임파워먼트의 사례로 소개된 SEMCO는 “자신이 원해서 일하게 하라”를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셈코 직원들은 근무 요일과 시간, 장소를 스스로 결정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 업무만족도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직원을 신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방식이다. “업무 만족도는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직무 내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향상된다”는 것이 CEO인 리카르도 세믈러(Semler·52)의 지론이다. ‘리타이어 어 리틀 빗(Retire a Little Bit)’은 셈코가 직원들의 삶의 질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셈코 직원들은 근무일 중 하루를 선택해 회사일을 하지 않고 자신이 퇴직(retire) 후에 하고 싶은 일, 예컨대 낚시나 정원 가꾸기와 같은 취미 활동을 앞당겨 조금씩(a little bit) 할 수 있다. 그 시간만큼 월급은 줄어들지만, 현재 소득으로 미래의 시간을 산다는 생각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기사중 월급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네요.? “하루퇴직 시간만큼 월급은 줄어들지만, 현재 소득으로 미래의 시간을 산다”를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솔직히 우리 사회에서 어떨지 의문입니다.

3.
이상을 읽으면서 얼마 전 사상최고의 실적을 보여준 애플이 떠오릅니다. 기업의 성장발전단계중 가장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때는 스타트업시기입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애플은 35년이 넘어 청년기업이며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잡스는 그런 애플의 기업문화를?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That of a startup)이라고 했습니다. Nilofer Merchant가 Business Week에 기고한 Apple’s Startup Culture은 기업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Culture is a shared set of norms. David Caldwell, professor of management at Santa Clara University, talks about “culture as a shared understanding of assumptions and expectations among an organization’s members, and it is reflected in the policies, vision, and goals of that organization.”

In other words, culture informs success, not the other way around. Leadership drives a culture. Stephen Sadove, chairman and chief executive of Saks, says culture drives numbers: “Culture drives innovation and whatever else you are trying to accomplish within a company?innovation, execution, whatever it’s going to be. And that then drives results,” he said in a recent New York Times article. “When I talk to Wall Street, people really want to know your results, what are your strategies, what are the issues, what it is that you’re doing to drive your business. Never do you get people asking about the culture, about leadership, about the people in the organization. Yet it’s the reverse, because it’s the people, the leadership, and the ideas that are ultimately driving the numbers and the results.”

So culture might feel like a soft idea, but it’s the stuff that formulates how you get things done. Thus it’s a key driver of results and its importance should never be underestimated.

잡스가 스타트업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 Nilofer Merchant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전략을 바꿔 한 가지에 집중했다. 잘나가는 사업도 죽였다. 서버 관리도 그랬다. 일부 사람들은 잡스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명확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많은 옵션을 버렸다.

둘째,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갈 때 ‘방어적인 공격성’을 배척하고 토론을 북돋았다. 똑똑한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놓고 토론하다 보면 이견이 많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렇게 창의적인 생각이 팽팽하게 맞부딪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함께 생각한다는 것은 이견을 드러내놓고 합의점을 찾는 걸 의미한다. 뒷전에서 방어적으로 누군가를 씹어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셋째, 스티브 잡스는 회사가 잘되려면 각 부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회사 전체를 조망할 수 있기에 제품 컨셉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생산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을 결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매전략은 다른 부문과 따로 놀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에서는 소매전략도 제품을 사용하기 편하게 하자(ease of use)는 전체 목표의 한 부분이다.

세 가지는 어느것 하나 쉽지 않다. 어떤 매출이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용인한달지, 회사를 좀먹는 사원도 자르지 않고 내버려둔달지, 각 부문이 자기 맘대로 놀도록 용인하는 것은 쉽다. 애플 경영진은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회사가 이기는 게 모두가 이기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뛰게 된다.잡스가 동료들한테 존경받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그는 기업문화를 바꿔 회사의 모든 부문이 스타트업처럼 움직이게 했다.
스타트업 같다는 애플의 기업문화중에서

제가 스타트업과 팀빌딩에서도 인용하였던 부분입니다.

포식자조직을 창조적인 조직으로 변화하는 전략으로 임파워먼트. 마르티네즈박사의 임파워먼트 10계명을 살펴보면 창조적인 스타트업 조직문화 만들기와 비슷해 보입니다.

또다른 사례로 Pixar의 경우가 있습니다. Pixar의 대표이사인 Ed Catmull가 2008년 HBR에 기고한 글에서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Pixar의 사례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How Pixar Fosters Collective Creativity

이 논문에서 Catmull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mpower your creatives. Give your creative people control over every stage of idea development. Create a peer culture. Encourage people throughtout your company to help each other produce their best work Free up Communication. The most efficient way to resolve the numerous problems tht arise in any complex project is to trust people to address difficulties directly, without having to get permission. So. give everyone the freedom to communicate with anyone Craft a learting environment. Reinforce the mind-set that you’re all learing – and it’s fun to leartn together.
Get more out of post-mortems.Many people dislike project post-morterms.They’d rather talk about what went right than what went wrong. And after investing extensive time on the project, they’d like to move on. Structure your post-mortems to stimulatie discussion

또다른 글은 Leadership ? Process ? Accountability을 통하여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역시나 ‘Empowerment’가 Leadership의 출발입니다.

Leadership

“Clear values, constant communication, routine postmortems, and the regular injection of outsiders who will challenge the status quo aren’t enough. Strong leadership is also essential?to make sure people don’t pay lip service to the values, tune out the communications, game the processes, and automatically discount newcomers’ observations and suggestions”.

In other words, Catmull ensures that his people walk the Pixar walk. His approach to corporate leadership values vision and process over the ability to come up with lots of ‘ideas’. As we’ve discussed elsewhere on this blog, ideas without vision are just tactics that may or may not work or be relevant to the overall goals of the company.

Process

It’s one thing to hire great talent. It’s quite another to persuade them to work together effectively. Pixar has managed this by introducing and mandating a number of steps in the creative and movie-making process that redefine the meaning and purpose of collaboration.

ccountability

Collaboration at Pixar is hardly free-form. It occurs in a highly defined creative and production process. This doesn’t mean that the company is static however. Leaders and managers are constantly seeking ways to improve and evolve.

Key to this is the establishment of clear lines of accountability. Each project is led by a Director/Producer duo, and all project members are accountable to them.
3 Things Every Company Can Learn From Pixar중에서

사실 글로 보면 모든 것이 쉬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전략을 아무리 잘 수립하여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없습니다. 실행을 하더라도 시행착오를 반복합니다. 그만큼 어렵고 지루한 일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조직문화를 정착하도록 하려면 집요함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한두해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면 누군들 못하겠습니다. 더구나 조직이 크면 큰만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매년 주총에서 대표이사도 바꾸고 CIO도 바꾸는 증권회사는 어떻게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 드네요.

4.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됩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백번 말만 하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행동함이 낫습니다. 한번을 행동하러다도 제대로 하여야 합니다.? 위클리비즈가 소개한 에어아시아 페르난테스 회장은 다릅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대접하기(serving the underserved)’를 기업 활동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려면 무엇보다 그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자신이 졸업한 영국의 명문 기숙사학교 엡솜 칼리지 분교를 말레이시아에 세웠다. 학생 3명 중 1명은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에어아시아 직원 중에 조종사가 되고 싶은 사람에겐 비행학교에 다니게 해준다. 비즈니스 스쿨을 설립할 계획도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기업인이 수표 한 장 불쑥 내놓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세상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Weekly BIZ]’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회장_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업가 기질

“기업인이 수표 한 장 불쑥 내놓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세상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2 Comments

  1. 이장석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사람들은 자율적인 활동에서 보람을 느끼고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Reply
    1. smallake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일텐데.
      그냥 공부 겸 해서 정리했습니다.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길 바라면서.

      IBM 100년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늦었지만 축하축하축하드립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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