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레이턴시의 차이를 만드는 시장구조

1.
여의도나 월스트리트나 시세를 놓고 말이 많습니다. 월스트리트가 먼저 도입한 마이크로웨이브 서비스가 한국에도 들어와 부산IDC를 입주한 몇 회사들은 남과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 서비스는 한국거래소나 코스콤이나 증권사가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공정성 논란을 피해갈 수 있지만 월 1억이나 된다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소수이고 어찌보면 특권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 시세AP는 이런 특권을 원처적으로 없애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다만 부산 시세AP가 아닌 서울 시세AP를 이용하여야 하는 투자자들은 시세레이턴시를 극복할 방법이 없고 결과적으로 또다른 불공정성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설문조사로 시작한 부산 시세AP

위의 글에서 소개한 설문을 분석한 기사를 보면 부산AP를 추가로 두는 것이 아니라 파생상품시스템을 부산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만약 서울AP를 폐쇄하고 부산AP만을 둔다면 불공성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부산AP를 둔다고 하면 저는 서울AP를 폐쇄하고 부산으로 통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고 생각합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국거래소 파생상품본부는 각 증권사 파생상품 관련 담당자에게 파생상품 시세정보를 부산에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어떠냐는 요지의 설문조사를 이메일로 발송했다.

그러나 말이 의견수렴이지 사실상 파생상품 운영체제를 부산으로 일원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설문조사다.

거래소는 설문지에서 부산에 파생상품 시세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물으면서 서울에도 계속 시세정보를 분배해야하는지 따로 물었다. 부산에 시세정보를 제공하면 어떤 수준의 정보가 좋은지, 제공되는 정보 수준을 서울보다 축소하면 어떤지 묻는 내용도 들어있다.

일반적인 설문조사 관행에 따르면 ‘부산에 파생상품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답변하면 후속질문에는 응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거래소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경우에도 부산에서 시세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확정됐을때를 가정해 후속질문에 답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맨마지막 설문은 부산에서 추가로 제공되는 시세를 수신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 수신 안할 것이라고 답변할 금융사가 있을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질문을 받아 든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의견을 묻는다고는 하지만 첫 질문을 제외하면 모두 시세 장비의 부산 설치를가정한 내용”이라며 “특히 부산에서 추가제공되는 시세 정보를 받아볼 의사가 있느냐는 마지막 질문은 당연히 있다고 답변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결국 부산장비 설치 찬성표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운영체제 부산으로 일원화하는 문제 놓고 거래소 업계 떠보기성 설문중에서

2.
앞서 월스트리도 시세때문에 시끄럽다고 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시장정보 분석회사 Nanex를 설립한 Eric Hunsader입니다. 얼마전에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거래소가 직접 제공하는 시세와 시세공동망(SIP)을 통해 받는 시세사이에 500 마이크로초의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고빈도매매회사들이 Latency Arbitrage을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간단한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SIPvsDirect.o

Nanex는 SIP과 Direct Feed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그림으로 정리해서 제공합니다.

latency map2

latency map1

사실 Nanex의 문제 제기는 오래되었습니다. 이미 2014년에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Nanex 04-Apr-2014 ~ Direct vs SIP Data Feed
How Slow is the NBBO? A Comparison with Direct Exchange Feeds

한국거래소 독점인 시장구조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ATS가 등장하고 NBBO와 같은 KBBO를 만들고자 할 때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시장구조였으면 합니다. ATS가 지지부진한데 금융위원장은 빨리 만들라고 재촉합니다. 그런데 증권회사들은 머뭇머뭇거립니다. 아마도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시장점유율 규제를 얻어내려는 속셈이 아닐까요?

거래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 기업의 상장유치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거래소 구조개편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임

– 거래소는 구조개편 작업의 구체적 실행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정기국회에서 입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람
– 금융투자협회에서도 거래소 시장의 경쟁 강화를 통한 자본시장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체거래소(ATS) 출연을 적극 지원해 주시기를 바람
– 정부 역시 대체거래소(ATS)의 시장점유율 규제 및 취급상품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투자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을 적극 제공토록 하겠음
제9차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 모두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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