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산업판 분양원가 공개

1.
2000년대중반 부동산투기의 광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탐욕의 노예였습니다. 뉴타운으로 보금자리를 쫓겨나고 대박을 꿈꾸는 모습이 공존하는 사회였습니다. 이 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사회적 이슈였습니다.? 치솟는 주택가격을 통제하여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고 실수요자에게 낮은 주택을 제공할 수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반대론자는 ‘시장에 맡겨두어야 할 가격을 국가가 통제하는 반시장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과는 ‘제도화 실패’였습니다. 최근 화두가 되었던 기름값인하, 초과이익 공유제 등의 뿌리을 보면 ‘원가 공개’를 둘러싼 시장론자와 개입론자의 대립이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은 덜 받고 있지만 비슷한 일이 증권산업에서 일어나려고 합니다. FX리베이트 공시입니다.유일하게 보도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FX마진거래(이종통화거래)에서 증권 · 선물사의 ‘리베이트’를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 파생거래인 FX마진거래가 투자자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업계는 리베이트가 영업비밀에 속한다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FX마진거래의 리베이트 공시 방안을 놓고 증권 · 선물사를 상대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FX마진 영업을 하는 회사들은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거래비용 가운데 증권사 몫에 속하는 리베이트를 공개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리베이트를 적게 가져가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FX마진 리베이트 공시 추진중에서

2.
FX마진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선물사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물론 2007,8년을 전후한 거래량 최고점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기본입니다. 그런데 2006년때와 달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금은 수수료가 없습니다. 일본이나 유럽도 같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고 수수료는 없어집니다. 그럼 FX 마진거래를 중개하는 금융투자사는 어디서 이익을 얻을까요? 작은 부분이지만 환전수수료가 있습니다. FX마진거래는 거래통화가 미국 달러입니다. 원화로 입금하더라도 외환로 환전을 하여야 합니다. 환전을 할 때 일정한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입금이나 인출할 때 모두 같습니다.? 또다른 부분은 해외FCM에 납입한 증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있습니다. 고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맡겨 놓으면 이자가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전체 수입중 얼마인지는 모릅니다. 영업비밀입니다.

이제 마지막 수입원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수입원이 리베이트입니다. 해외FCM과 협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항목중 하나가 리베이트협상입니다. 마진FX거래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개인FX투자자 – 국내FX중개사업자 – 해외FX사업자(Dealer) – 은행간 거래(Market Maker,Liquid Provider)

기본적으로 FX호가는 은행간 거래에서 생겨납니다. 해외FX사업자의 경우 딜링데스크를 두고 거래하거나 중개거래를 합니다. 중개거래를 할 때 스프레드를 조정하여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합니다.다시 국내FX중개사업자는 이를 그대로 개인FX투자자에게 제공합니다.

국내 선물 · 증권사는 외환 유출 규제 때문에 외환을 직접 거래하지 않고 투자자를 해외 선물중개업체(FCM)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FCM은 자신들의 수입이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거래비용인 스프레드(매수가격과 매도가격 간 차이) 가운데 일부를 증권 · 선물사들에 중개 대가(리베이트)로 지불한다. 리베이트가 줄어들면 투자자들의 거래비용도 낮아지는 구조다.

여기서 잠깐. 마진FX의 모델에 관심있는 분이면 딜링데스크모델과 No 딜리데시크모델을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NDD모델이나 ECN모델의 경우 개인투자자가 받는 스프레드를 은행간 거래를 할 때 사용하는 스프레드와 동일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리베이트는 어디서 NDD 혹은 ECN모델이든 FX거래는 장내거래가 아니라 장외거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NDD 혹은 ECN이라고 하더라도 100% 완전히 전자화된 거래가 아니라 어떤 누군가의 Dealing Desk를 통하여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GFTForex CEO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In reality, the “no dealing desk” brokers forward their trading orders to the dealing desks of others, typically a bank or other financial institution that makes markets in spot FX. So whether you know it or not, a dealing desk is always involved when you place a trade. A more accurate description of this model would be to call it a pass-through dealing desk. The pass-through dealing desk “passes” the customer’s order to another dealing desk. If this sounds like an extra middle man, it is. The elimination of the “middle men” is the main reason why over-the-counter trading has grown so much over the last 15 years which makes it ironic that some firms are now trying to introduce middle men back into the process. It’s also important to note that a pass-through dealing desk puts all of the execution risk on the trader, but provides none of the benefits of being able to speak directly to a dealing desk.
Think again about “no dealing desk”?중에서

이를 리베이트와 연결하여 보면 개인투자자의 주문은 국내중개사 – NDD형 해외중개사를 거쳐서 대형은행 어딘가의 딜링데스크로 전달됩니다. 여기서 딜러의 조작을 통해 이익을 남깁니다. 이런 흐름은 원달러 거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 RM을 통해 전달된 리테일호가는 은행 딜링롬 외환딜러가 받아서 외국환중개,서울자금 중개망을 통하여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어떤 모델이라 하더라도 리베이트가 중요한 수입입니다. 당연히 금융투자사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FX마진거래에 대한 투자자 보호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A선물사의 FX마진영업부장은 “국내 FX마진 구조상 회사 원가를 다 밝히라는 얘기와 같다”고 주장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영업 경쟁이 치열해져 고객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없어졌는데 리베이트까지 인하 경쟁이 붙으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2006년 외환선물과 FX마진거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할 때 저는 시스템서비스 공급업자였습니다.시스템사용료를 산정하는 기준은 FCM으로부터 받는 리베이트였습니다. 사업권이 다른 분에게 넘어간 뒤 확인한 자료를 보니까 아주 큰 금액이더군요. 생각이상으로 큰 수입입니다.

3.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써 리베이트공시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저는 적절한 수준에서 개입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때문에 찬성합니다. 다만 마진FX라는 상품을 현재와 같은 방식을 그대로 두는 것은 곤란합니다. 해외중개만 가능한 거래모델이 아니라 자체적인 거래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리베이트공시로 악화될 수익성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타개할 공간은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리베이트를 공개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일까요리베이트를 공개한다고 하여 서로 더 낮은 리베이트를 받고자 노력할 수 없는 구조라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익이 애매합니다. 투자자에게 더 좋은 스프레드를 줄 수 있다고 NDD이나 ECN모델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또하나 리베이트공시제도를 하겠다는 발상은 하면서 레이턴시공시제도는 검토한다는 소리가 없네요. 아마 감독당국은 FX를 계륵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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