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효과와 불평등

1.
어제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연합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기초로 한 다른 신문사 기사중 하나입니다.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5분위)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향후 5년간 경제 성장률이 0.08%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꾸로 하위 20%(1분위)의 소득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5년간 0.38%의 경제 성장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이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159개국의 소득과 경제성장 관련 자료를 토대로 실증 분석한 결과다. 부자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와 투자 확대 등으로 그 돈이 저소득층에까지 흘러 들어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IMF는 15일(현지시간) 이런 실증 분석 결과를 담은 ‘소득불평등의 원인과 결과 : 세계적 관점에서’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소득분위의 소득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 때 향후 5년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증가와 경제 성장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의 경우 0.38%,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0.33%, 0.27%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 반면, 4분위의 경우 성장 효과가 0.06%에 불과했고 특히 5분위는 역의 상관관계(-0.08%)를 보이는 것으로 진단됐다.
“富의 낙수효과 없다… 저소득층 소득 늘어야 성장”중에서

구글 뉴스로 검색해 보니 그동안 ‘낙수효과’를 앞장서서 주장했던 신문사들이 이를 보도했다고 하는 흔적이 없더군요. 데스크가 기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물론 속내는 다를 수 있지만.

아래는 위 기사의 출처였던 IMF 보고서입니다.

Causes and Consequences of Income Inequality : A Global Perspective

Download (PDF, 1.66MB)

2.
불평등 혹은 불균형은 현실입니다. 금융회사들이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부자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금융발전과 소득불평등에 관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합니다.

– 2000~2011년의 기간 전체를 놓고 볼 때 부채/소득 비율이 1년의 시차를 두고 가구소득에 미친 영향은 통계적으로 불분명하다. 그러나 기초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금융접근도가 단기적으로 가구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분위별로 상이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단절적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본 연구는 구조변화 더미변수를 추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전반기까지는 부채/소득비율이 증가할수록 가구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 소득분위별로 세분화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저소득가구들이 금융기관대출을 통해 소득을 개선하는 정도는 크게 약화되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기관대출이 감소되었다. 반면 금융기관은 충분한 담보를 보유한 고소득가구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중 핀테크로 무장한 회사들이 내세우는 비전중 “경제적인 약자에게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와 같은 불평등한 금융서비스 혁신을 내세우는 곳이 있습니다. Robo-Advisor Service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경제적 약자에게 필요한 것은 로봇투자자문이라는 이름의 비용 적은 서비스가 아니라 마이크로크레딧과 같은 대출서비스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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