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제안서를 쓴다고 낑낑거리고 있습니다. ‘벌써! 60일‘에서 목표로 했던 제안서 마무리를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쓸 때 지난 몇 년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바를 제안서에 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글을 쓸 때 가능하면 근거를 제시하여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동안 리테일고객들가 분화, 다양화하면서 요구 또한 세분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는데 근거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했습니다. 하루종일 구글링 해도 찾을 수 없는 자료가 많습니다. 물론 증권사에 근무하면 고객과 관련된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할 수 있지만 그럴 여건이 아닙니다.
이런 식입니다. Trading Latency를 말할 때 End To End Latency라고 말하는데 왜 그런 것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냥 말이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하여야 합니다.
2.
시작을 무엇으로 할까 하다 ‘미국증권산업의 발전과 전략’으로 했습니다. 발전전략이 곧 IT전략이고 현재 한국증권산업의 한 부분 – 증권산업 전체는 아닙니다. 제가 잘 할 수 있 부분은 트레이딩일 뿐이라 – 이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알고리즘트레이딩, 고빈도트레이딩, DMA 트레이딩을 정리하였습니다.
현재 증권사가 제공하는 트레이딩서비스와 시스템을 아는 한도내에서 분석하고 새로운 고객층을 위한 대안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대안모델은 여러 차례 블로그에서 밝혔던 내용입니다.
다음으로 레이턴시(Latency)를 중심으로 트레이딩시스템(Low Latency Trading System)을 모델링하고 각 부분이 고객들의 어떤 요구에 부응하여야 하기때문에 어떤 기능을 담아야 할지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몇 일 머리를 아프게 하는 부분이 OS Latency입니다. 예전에 “나노초만 측정하면 될까?“를 쓸 때처럼 전산을 전공하지 않아서 그런지 머리를 많이 아픕니다. Interupt, Timer, Jitter등 나름 IT 짠밥을 먹었더라도 직접 개발을 하지 않으면 접할 수 없는 단어들을 이해하고 제안서를 써야 합니다. TCO이든 IT투자비용이라고 하든 레이턴시를 해결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 속되게 말해 “하드웨어에 빵빵하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IBM의 유닉스서버에 익숙한 고객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물론 제가 하지 않아도 영업하는 분들이 많지만……
3.
Market Data Feed Handler, Low Latency Messaging등이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 생각하고 정리해놓은 자료가 있어서 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제안을 위한 구체적인 Recommandation을 정리하고 가격을 정리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제안서 초안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가다가 막히면 구글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모니터를 하루 열 몇시간씩 보니까 머리가 멍멍합니다. “우리의 두뇌는 휴식을 주어야 입력된 데이타를 정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너무 머리를 많이 굴리네요.
살아오면서 제안서에 심혈을 기울인 때가 두번 있었습니다. 90년대 중반 처음으로 HTS제안서를 쓸 때가 처음입니다. 두번째는 년초 하나은행 자본시장시스템 제안서를 쓸 때입니다. 신한은행 경험을 살려서 최대한 잘 쓰려고 했습니다. 물론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보다 못하지만 나름 공부하고 찾고 공부하면서 노력을 했습니다.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일년에 두번씩이나 맨 땅에 헤딩하는 글쓰기를 합니다.(^^)
2010년이 몇 일 남지 않는데 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2011년 1월 파트너들을 모아서 제안서 리뷰를 하고 – 가능하면 워크샵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중 입니다. 임대를 요청해 놓은 서버들이 년초 도착하면 한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놓고 BMT를 내부에서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010년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2011년을 이렇게 시작하면 아주 훌륭한 마무리와 시작이겠죠?
아! 그래도 머리가 아픕니다. 전자파없는 모니터는 없을까요?
책은 아무리 읽어도 전자파때문에 머리가 아프지 않은데.(^^)
한 해 마무리를 잘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뭐 비지니스가 항상 그렇지만, 결국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요?
HFT나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증권사에 과연 얼마나 수익을 벌어주느냐…..
이게 구체적이지 않으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방적이지 않은 증권매매 시스템과 환경에서 항상 이익을 보는건 증권사인데요.
그들이 지금의 현상유지만 해도 수익이 나는 상황에서 굳이 HFT나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위해 투자를 해야할 명분을 찾으려면, 결국 증권사가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새로운 시장에서 얼마나 투자대비 본전 이상을 뽑느냐가 관심의 포인트겠죠.
앞서 제가 쓴 글중 하고자 하는 일의 성격을 LAAS라고 정의했습니다.
HFT나 알고리즘트레이더가 한국시장에서 유의미한 숫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물론 증권사는 중요합니다.8:2법칙을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HFT나 알고리즘트레이더가 많건 적건 제가 바라보는 시장은 최소한 직접적으로는 아닙니다. 프랍 데스크도 아닙니다.
HFT나 알고리즘트레이딩 혹은 DMA 트레이딩을 바라볼 때 전략을 빼놓고 기술 및 서비스만 바라봅니다. 그게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LAAS라는 용어를 선택했습니다.
만약 LAAS라는 개념이 투자자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는 머리속의 개념이라면 실패하겠죠.그렇지만 아니라고 하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어떤 서비스든 시스템이든 금액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 점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예전 외환선물 ASP처럼 제가 왕창 투자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고, 고객은 투자는 하지 않지만 돈은 버는 것은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로 위험을 나누면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또다른 충고로 이해합니다. 감사합니다.
제 입장에선 제안서 한 페이지 쓰는 것이 코드 1,000 라인 짜는 것 보다 어렵더군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경우나 가장 쉬운 방식은 Copy/Paste입니다. 저도 95년 전후할 때 그 때 운영하는 참세상에 플로그인서비스를 하나 만들어서 넣었습니다.
Lynx라는 텍스트웹브라우저입니다. 거의 Copy/Paste로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