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년동안 북한산 15코스 다니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머리가 복잡하여 동기들에게 연락할 여유를 갖지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가 연락을 주었습니다.
“산에 한번 가야지?”
이 말이 항상 귓가를 맴돌고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미루던 산행을 하자고 동기에게 문자를 남겼습니다.
“10월 25일 이른 10시 북한산 밤골통제소에서 보자…”
북한산 밤골통제소는 작년 이맘때 찾았습니다. 숨은벽코스입니다. 해킹으로 사진이 다 날아갔지만 높이 솟은 암벽이 보여주는 장관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다시금 밤골통제소로 집결지를 정한 것은 숨은벽때문은 아닙니다. 염초봉입니다. 아래 글이 전한 느낌때문입니다.
염초능선 중 염초3봉, 파랑새바위 부근 워킹코스 개념도
2007년에 쓰여진 글이지만 한장의 개념도가 참 매력적입니다.
2.
위의 개념도를 믿고 무작정 밤골통제소에 모였습니다. 미리 도착하여 안내도를 보니 개념도와 다르더군요. 난망입니다. 그래서 지난 번에 갔던 좌측길이 아닌 우측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한참을 오르다가 원효봉과 백운대로 나뉘는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길에서 만난 등산객에 물었습니다.
“염초봉으로 가려면 어디로?”
“효자비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자주 산행을 다니지 않는 동기들이 있어서 염초봉은 포기하고 숨은벽으로 향했습니다. 오르는 동안 단풍이 참 멋지더군요.
힘들게 계곡을 오리니 숨은벽 바로 입구입니다. 숨은벽으로 걸어가는 동안 장관이 펼쳐집니다.
숨은벽을 앞에 두고 회군하였습니다. 워낙 많은 등산객으로 넘치기 때문에 하산을 편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만난 작은 폭포. 숨은벽폭포라고 하더군요.
비록 염초봉 근처도 가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동기들과 함께 한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11월 다시 염초봉 탐색에 나설까 합니다. 다음에는 효자비에서 출발할 계획입니다. 한동안 위의 개념도를 완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헤어지기 전 가볍게 마신 생맥주. 맛있었습니다. 안주로 시킨 묵무침. 양념이 너무 강합니다. 심심한 듯 한 맛이 가진 깊이를 압니다. 심심한 듯 한 산행, 다음을 남기는 산행을 할까 합니다.
북한산(837m) 숨은벽능선 2014.08.10 에서 가져온 숨은벽 주변사진입니다.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그리고 염초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