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와 국가재정정책

1.
한겨레가 보도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 인터뷰중 한 부분.

라디오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택시 안에 퍼졌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만난 지 30분 만에 특별법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택시기사가 ‘쯧쯧’ 혀를 차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님은 세월호 특별법을 어떻게 보세요?”
“적당히 하고 이제 그만해야지. 지금 경제가 어려운데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 거야. 자식 죽은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지금 다들 먹고살기가 힘들잖아요. 듣자하니 유족들이 받는 보상금만 수천억원이라는데, 그게 다 우리 세금이잖아요. 민주당도 국회에 들어가서 할 일을 해야지, 거리에 나와서 저러고 있는 게 정치인이 할 일이야? 지금 빨리 법안 통과 안 시키면 유병언이에게 돈 못 찾아서 또 수천억원을 국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진상조사라고 하던데요?”
“그러니까 저 사람들 그만 나서게 정치인들이 제 할 일을 해야지. 거리에나 나오고 말이야. 이젠 좀 빨리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내 먹고살기가 바빠서 관심 가질 여유도 없어. 손님. 동부병원 다 왔어요.”
악성 비난에 난도질당한 46일 단식 회복 중인 병실에서 첫 심층인터뷰중에서

추석때 부모님 집에서 본 TV조선이나 채널A에서 흘러나오는 주장. 보수신문이나 경제신문이 주장하는 논조. 모두가 택시기사가 한 말과 같습니다. 세월호농성으로 살림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다릅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가구당 월평균 외식·숙박비는 33만7천3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2만1천600원)보다 4.9% 증가했다. 외식비는 33만800원, 숙박비는 6천500원으로 각각 4.8%, 12.2% 늘었다.

2분기 외식·숙박비 증가율(4.9%)은 지난 1분기(6.1%)보다는 소폭 낮지만, 2012년 3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의 5분기 동안의 증가율(-0.1∼4.6%)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지 수학여행 등 기타교육비 지출은 세월호 참사가 각 학교가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1만3천6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8천300원)보다 26% 급감했다.

월평균 소득은 415만2천원으로 전년 동기(404만1천원)보다 2.8% 늘었고, 월평균 소비지출은 247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240만4천원)보다 3.1% 증가해 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소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행 집계에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에 그치고, 명목 GDP는 도리어 -0.4%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소비는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방했음을 보여준다.
세월호 참사에도 2분기 외식-숙박비 지출 증가

제조업 체감경기가 13개월래 최저치로 얼어붙었으나,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체감경기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72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7월(72)이후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아래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수출기업(75→72)이 내수기업(73→71)보다, 중소기업(69→65)이 대기업(79→78)보다 지수 하락폭이 더 컸다.

반면에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9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6월 66까지 떨어졌다가 두 달 연속 상승한 것.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도 9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BSI와 함께 이 지수를 구성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7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기 때문으로, 세월호 참사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최근의 경기침체가 세월호 참사보다는 중국의 맹추격 등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세월호 탓을 하는 정부여당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제조업체들의 경우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꼽은 응답률이 7월 24.7%에서 8월 22.1%로 낮아진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13.8%→15.5%), 경쟁심화(10.8%→12.1%), 수출부진(8.9%→10.1%), 자금부족(4.2%→6.3%) 등을 꼽은 응답률은 높아졌다.
경기침체가 세월호 탓? NO, 경쟁력 상실 때문

위의 기사들은 경쟁력 약화를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활성화를 경기대책으로 내놓은 최경환노믹스에 대해 우려가 많습니다.

소득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부채는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기초 단위, ‘가계’에 대한 얘기다. 정부가 최근 줄줄이 내놓은 정책들은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면 가계 빚 증가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식이다. 가계부채는 그러나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고, 따라서 경기 부양도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비판이 커지고 있다.
빚으로 살린 최경환노믹스’약발’유효기간? 아베는 ‘2년’

역시나 가계부채가 문제이고 중요합니다.

2.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들이 한국을 찾습니다. 8월 수학자이자 펀드매니저인 제임스 사이먼즈가 방한하였습니다. 9월에는 ’21세기 자본’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는 피케티 교수가 방한합니다.

세습자본주의, 불평등… ‘논란의 경제학자’ 피케티, 한국 온다

2014년도 한국사회경제학회 여름 정기학술대회의 주제는 ‘21세기 자본’과 한국경제’입니다. 이중 2부 사회적 불평등과 새로운 경제사상의 모색에서 피케티를 다루었습니다.

Download (PDF, 3.99MB)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도 서평을 쓰셨네요.

<서평> Thomas Piketty, 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

Download (PDF, 109KB)

보수신문과 경제신문은 ‘피케티가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소득불균형을 부정합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총회 “경제 발전할수록 자본가의 몫 줄어…시장이 富 재분배했다”
‘피케티式 경제해법’ 득세가 우려스러운 이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21세기 자본’은 한국사회에 큰 영향이 끼치고 있습니다.물론 저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득 불균형을 우리사회의 주요한 화두로 만들고 있기때문입니다. 과제는 정책입니다. 조세와 재정정책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내놓은 재정포럼 2014년 8월호(제218호)의 특집이 ‘소득불균형’인 것이 반갑습니다.

Download (PDF, 4.67MB)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