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월 11일의 비극. 이런 사건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릅니다. 다만 미국 Flash Crash이후 각국 거래소가 주가 급변을 민감하게 다루고 있고 혹 HFT와 관련된 부분이 있나 궁금해서 몇가지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사건의 재구성입니다.11일 도이치증권 1조9000억 매물폭탄 미스터리… 증권가 ‘說’ 난무이 출처입니다.
11일의 옵션쇼크를 앞두고 ‘외국계가 수상하다’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화려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재야 고수 등 큰손들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스타로 떠올랐고, 숫자 속에만 파묻혔던 증권가
모범생
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에 치를 떨며 무력함을 느껴야 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여의도마당발
로 알려진 전직 애널리스트 이 모씨 증권 메신저에는 1초에 수십 개씩 메시지가 쌓였다. 아무래도 해외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2.
그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거래를 하였는가? 이에 대해 신문사마다 약간씩 사실을 다르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까지 나왔던 기사들은 대부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가 보도한 기사는 아주 구체적입니다.
지난 11일 옵션 만기때 매물이 쏟아진 도이치증권으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매물을 내놓은 곳은 유명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12일 금융당국 및 시장 관계자들은 금융발전심의회(이하 금발심) 조찬에서 만나 도이치증권 계좌를 이용해 유명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가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이 자리에서 당국 및 금발심 관계자들은 도이치증권은 물론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의 국내 주식 거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당국이 의심하고 있는 부분은 르네상스가 도이치증권을 통해 주식을 매도한 것 자체는 법적인 문제가 없지만 풋옵션 매수계좌와 연계된 거래가 아니냐는 것이다. 즉, 주식을 대거 매도해 지수를 빠지게 하고, 이를 풋옵션 매수를 통해 엄청난 차익을 누리는 방식의 거래를 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마켓in]헤지펀드르네상스
,도이치쇼크
몸통 의혹중에서
오늘 서울경제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약간 사실을 달리합니다.
지난 11일 ‘옵션테러’를 통해 국내 증시를 공황상태로 몰고 간 외국인 매도 주체의 세력이 여전히 오리무중 속에 있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유럽계 자금에 무게중심을, 자본시장업계 일각에서는 미국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유력하게 꼽고 있다.금융감독당국은 도이치증권의 창구를 통해 선ㆍ현물에서 대량 매도를 냈던 외국인으로 유럽계 자금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옵션쇼크를 일으킨 주도세력으로 미국계 헤지펀드를 거론하고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이보다는 도이치증권을 통해 거래되는 자금이 대부분 유럽계 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체는 그쪽(유럽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현재 대량 매도의 주체가 홍콩 도이치증권에 연계된 도이체방크 계좌에 복수계좌가 얽혀 있는 것을 확인한 상태다.
“옵션테러 매도주체는 ‘유럽계’ ‘미국계’? … 매도이유도 분분중에서
금융당국이 위와 같은 판단을 하는 근거로 다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르네상스보다 유럽계 자금이나 기관을 의심하는 이유는 지난 11일 코스피가 폭락한 과정이 복잡한 수학적
시스템 매매기법
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간대별 옵션매수와 의도적인 현물매도로 시장 방향성을 조작해 차익을 얻는조직의 힘
이라는 판단이다.실제로 11일 시장 전반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매매 양상은오후 2시 40분대 풋옵션 집중 매수
와3시 장 마감 직전 현물 매도
로 요약된다. 이날 대량 옵션 매도로 최고 500배대박
수익률을 가져온 코스피200 풋옵션(행사가 252.5)을 보면 대규모 자금의작전
이라는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11일 오후 2시 41분 이 풋옵션의 가격은 0.01(1000원)까지 떨어진다. 이 가격은 옵션의 최저가다.
0.01
은 옵션의 값어치를 측정하기 위한 단위일 뿐 사실상 가치 없는 휴지로 간주된다. 사실상 손실이 확정됐다고 보기 때문에 일반투자가들은 손을 대지 않는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옵션의 가격은 0.5(5만원)~1(10만원) 사이의 상품이다.
‘옵션일 쇼크’ 배후는 누구?중에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도이치증권 런던법인이 주체라고 한 머니투데이 기사도 보입니다.
3.
미국 Flash Crash가 발생한 이후 SEC와 CFTC의 조사는 ‘어떻게 하여 대폭락이 발생하였고 원인이 무엇인가’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후속조치로 Naked Acces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금감원이나 거래소가사를 벌이면 어떤 목적일 까요? 사실 조사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감독당국은 합법적인 거래일 경우 대책이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재발 가능성과 대책?= 11일과 같은 사태는 또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대책은 없다. 매수차익거래는 정상적인 거래 방법이고 이를 규제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또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한국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 정도의 유동성을 한꺼번에 털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 때나 외국인의 차익거래에 이상이 보일 때는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서도 자본시장의 특성상 이를 근본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주문 수량을 제한하는 방법 등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자율시장의 원리에서 어긋나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이 같은 규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김건섭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서비스 국장은 “전날 마감 동시호가에서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조사를 하겠지만, 적법하게 거래가 됐다면 한꺼번에 물량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로는 문제 삼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김성겸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총괄부 부서장은 “과거 쿼더러플 위칭데이(주식-선물- 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에도 이처럼 증시가 급락한 적이 있었는데 주가가 다들 위쪽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해 한쪽으로 경도된 상황에서 이를 역으로 이용한 거래가 나타난 경우가 드물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옵션만기 ‘테러의 재구성’..해외펀드서 털고 나가중에서
현재 ‘적격투자자에 대한 사후증거금’을 놓고 왈가왈부하지만 이를 폐지하는 규정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금감원등은 대폭락의 원인을 찾아야 하지만 누군가 속죄양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떤 기사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이번 사태의 주체가 누구든 불법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누가 배후 세력이냐’가 아니라 ‘거래에 불공정 소지가 있었느냐’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를 하고 싶어도 시장참여자들의 반발도 문제지만 중국지수선물시장과 경쟁하여야 하는 상황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쉽지 않을 듯 합니다.
Update1)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통계적 차익거래의 대가라고 소개하는 글이 많습니다. 2006년 조선일보에서 인터뷰한 사이몬도 통계적 차익거래전략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통계적 차익전략에 대해 소개한 어떤 글을 보니 이런 내용이 들어 있더군요.
Statistical arbitrage has become a major force at both hedge funds and investment banks. Many bank proprietary operations now center to varying degrees around statistical arbitrage trading. Some of the leading statistical arbitrage hedge funds are: Renaissance Technologies, D.E. Shaw and Citadel Investment Group. In the bank space, some of the leading stat arb desks include: Goldman Sachs (global), Deutsche Bank (London), TD Securities (Chicago) and Morgan Stanley (New York).
도이치은행 런더지점과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리딩그룹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덧붙임 하나(10.11.16)
원인파악은 불공정행위를 찾아서 처벌하는 쪽으로 진행하는 듯 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네요. 한국경제신문이 그중 가장 목소리를 높이네요. 예전에 ELW도 같은 논조를 유지하고 옵셥쇼크도 동일한 태도를 보입니다.
옵션 세계1위 이면서 안전장치는 모른 척
주가지수옵션 만기 결제제도 전면 손질해야
아래 Caleb hyun님이 올린 댓글과 같은 주장을 한국경제신문에 하고있습니다.
덧붙임 둘(10.11.17)
한국경제신문에서 도이치런던법인과 관련된 해외투자자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옵션쇼크’ 일으킨 외국인 따로있다
덧붙임 셋(2019.04.02)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입니다.
늘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다소 보충할 내용이 있는 듯 해서 저도 글을 써봅니다.
사실, 이번일의 핵심은요, 짐 사이몬스도 아니고 아비트리지도 아닙니다.
만기일의 결제지수제도가 핵심적 사항입니다.
만기 결제지수를 동시호가로 한다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제도죠.
전세계 파생시장을 통틀어 쪽팔릴만큼 한심한 일입니다.
MSCI 지수 편입을 못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일 정도로요..
동시호가를 결제지수로 쓰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단번에 해결됩니다.
이번에 기관들이 외국인한테 당한 모습 그대로
동시호가 결제지수라는 무기로
여태까지는 기관들이 개인들을 물먹여 온것이죠.
핵심을 놓치신거 같아 써봅니다.
http://blog.daum.net/kempis70/126
아!! 감사합니다. 저는 매매를 하지 않기때문에 매매전략을 이야기할 때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옵션쇼크도 역시 그런 범주입니다.
지적하신 내용은 한번 조사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좀더 무언가를 알 수 있으면 좋으니까…
허점이 숭숭 보이는 글을 자주 써야 겠습니다. 그러면 고수님들의 댓글도 받고.(^^)
블로그를 보니까 좋네요. 구글리더로 등록했어요.
좋은 지적 감사드리며 건강하세요.
블로그가 페이스북으로 연동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이 다른 분석을 하고 있어 소개합니다..
해당 헷지 펀드가 대규모 현물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한 대책으로 구사된 당연한 전략이라고 판단 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1) 대량매도시 유동성이 풍부한 옵션만기일 장종료 동시호가에 프로그램매도로 내야 Market Impact Cost 최소화 가능.
(2) 그 이전에 풋매수(혹은 콜매도) 포지션을 확보해 놓으면 만기일의 옵션최종결제지수와 주식매도가격간의 오차 Zero화(minimum basis risk) 가능. 즉, 대량매도시 평균매도단가 = 옵션의 최종결제지수. 가장 효과적인 대량동시매도전략.
(3) 지난 9월이후 외국인순매수 약9조원. 주가상승(1750→1970), 원화강세(1200→1100원/달러), G20개최국으로서 11일이전 환시장개입자제예상, G20이후는 예측불허(실제로 G20직후 원화약세반전: 약20원/달러 환율급등).
@Young-seok Shin님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