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때부터 드라마를 보면 말이 들립니다. 스토리만 보였는데 대사가 귀에 들어옵니다. 제빵왕 김탁구, 자이언트, 성균관 스캔들을 보면 맘에 드는 대사가 많습니다.
자이언트를 보면서 항상 떠오르는 소설이 있습니다. 황석영선생님의 ‘강남몽’입니다. 강남을 터전을 살아온 사람들의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합니다.
자이언트와 강남몽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느낍니다. 자이언트가 드라마적 효과를 위해 기업가와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점이 다른 뿐 강남을 무대로 살았던 사람들의 꿈 – 희망일 수도 허된 꿈일 수도 – 을 그리고 있습니다.
“매달 직원월급을 주는 일만큼 힘들면서 값진 일은 없다”
월급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큽니다.
기업은 꿈을 이루는 과정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꿈을 이루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기업(Corporation)입니다. 지하경제에서 고리로 살아가는 백파이지만 생의 마지막에 꼭꼭 감춰두었던 속내를 드러냅니다. 합법적인 대부업이라는 비전. 비전을 과감하게 꺼낸 사람은 정연입니다. 정연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현 사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전략을 도출하는 리더를 보여줍니다. 안주도 인간의 본성이지만 도전 또한 본성입니다.
2.
드라마로 보면 백파는 88년 기준으로 무려 5조라는 현금을 가진 거부입니다.
“돈은 벌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자신이 평생 번 재산을 사회에서 기부한 미국이야기가 한동안 회자하였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입니다. 백파의 마지막은 사회환원입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유전자는 재산을 상속하여 자손들이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 空手去).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성모가 제임스 리라는 이름으로 백파에게 제안합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사채가 주식투자로 합법화하고 고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투자를 요청합니다. 백파는 거절합니다. 대신 이런 말을 남깁니다.
돈이란 그런 것이야 돈은 누구나가 원하지만 함부로 원하면 화가 되는게 돈이야..
명심해두게 약속을 못지킨 댓가로 난 고작 손목하나를 잃어지만
자넨 머리끝서부터 발끝까지 잃어버릴꺼야.
이 무서운 거래를 자네가 제안했네..
이자가 낮은 정보화촉진기금을 빌렸습니다. 받을 때 좋습니다. 그렇지만 갚을 때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돈을빌리는 일은 진짜로 무서운 거래입니다.
3.
사업가로써의 책임, 기업가로써의 도전과 비전, 돈을 버는 목적, 돈의 본성. 이런 화두가 엃혀있는 드라마입니다. 물론 정경유착, 불륜, 복수, 사랑이 있지만 또 다른 눈으로 보면 사업이 보입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입니다.
뭐 귀에는 뭐만 들립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