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책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

1.
경영학은 과거의 사례와 경험속에서 공통점을 찾아내서 이론화를 합니다. 경영학이 경험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열어갈 지혜를 얻을 수 있으므로 각광을 받는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런 책에 담긴 이론을 보면서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경영학 이론이 제시하는대로 실행을 하면 성공할까?”

경험상으로 이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의사결정이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명쾌히 설명할 논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경제신문 BIZ Insight를 보다 이런 의문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

‘텍사스 명사수 오류’는 경영 서적이나 자기계발 서적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 탁월한 기업인들은 무엇이 다른가 등의 주제를 다루는 책들이 그렇다. 이런 책들은 분석기법의 특성상 ‘텍사스 명사수 오류’를 범하기 쉽다. 먼저 성공한 기업이나 기업인을 선정한 뒤에 몇 가지 자료를 읽다 보면 수긍할 만한 공통점들을 몇 가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는 이를 지지할 만한 자료들을 모은다.

이런 서적들이 제대로 성공요인을 분석하려면 최소한 두 가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 한 가지는 성공요인을 실행하고도 실패한 기업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실패한 기업들 중에도 비전을 세운 기업이 많다면, 비전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 다음으로는 성공기업들의 성공요인 중에서 다른 점은 없는지, 그 차이는 왜 생기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음료를 생산하는 기업이 똑같은 이유로 성공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A사 똑같이 따라했는데 실패…’평행이론’ 의 오류에 빠졌군요중에서

‘텍사스 명사수 오류'(texas sharpshooter fallacy)라고 하지만 저는 보편화의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

여기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논리적 오류인 ‘텍사스 명사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어설픈 총잡이가 헛간 벽을 향해 총탄을 갈긴 뒤, 총탄이 많이 맞은 곳을 중심으로 페인트로 과녁을 그려 명사수가 된다는 우화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우리 앞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무수한 정보가 펼쳐져 있는데 몇몇의 정보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면, 비로소 ‘의미’라는 과녁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뇌는 지름길을 아주 좋아한다. 성질 급한 우리의 뇌는 정보 처리속도를 늦추는 무질서한 상태를 가장 싫어한다. 그렇기에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고야 마는 것이다.텍사스 명사수 오류는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즐비한 착각의 기제들이 삶 속에 태연하게 숨어 있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합리적이며 계산적이고 객관적인 이성의 힘을 자신한다. 그러면서 편견과 망상이 더께로 내려앉은 주관이라는 우물이 생긴다. 우물 속에서 맴도는 생각들은 우리를 점점 더 쉽고 편한 사고방식에 머물도록 길들인다.
착각의 심리학중에서

경영학은 인간과 사회 및 자연를 아주 일부분만 다룹니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로 합니다. 홍정욱씨가 했던 트윗에 공감했던 이유입니다.

2.
저는 성공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작은 성공은 있었지만 지속가능한 성공은 아니었습니다. 거품이었죠. 그리고 큰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성공 보다는 실패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으라고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성공할 확율은 매우 낮지만 실패할 확률은 무척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때문인지 BIZ Insight에 실린 글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름드리나무가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는 사진이 강의실 화면에 올라왔다. 지난해 9월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 광릉수목원의 모습이다.

“태풍이 왔을 때 전국 나무들이 다 이렇게 넘어졌을까요? 아닙니다. 광릉수목원 나무들이 유난히 많이 뽑혔습니다. 왜일까요. 광릉수목원은 수도권에서 가장 토양이 비옥한 곳입니다. 영양분이 많으니 나무들이 뿌리를 대충 내립니다. 그래서 바람이 좀 불면 뿌리째 뽑히는 겁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나무들은 양분이 없어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 고난과 역경에 강한 것이죠.”

연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 봄학기 두 번째 시간. ‘회복탄력성과 소통 능력의 리더십’ 강의를 맡은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이렇게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회복탄력성이란 고난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실패를 피하는 것은 성공을 피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고요? 아닙니다. ‘오직 실패만이 성공의 어머니’입니다. 실패만이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보지 않은 사람은 높은 곳이 어디인지 모릅니다. 성공의 모형은 그렇게 항상 올라갔다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는 것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실패한 뒤에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통계적으로 한 번 떨어지면 3분의 1 정도만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래서 세상에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능력은 회복탄력성이다.

“얇고 넓은 널빤지가 있습니다. 강풍이 불면 부러지겠죠. 가운데 구멍을 뚫고 네 귀퉁이에 끈을 연결해 봅시다. 바람이 불면 연이 돼서 하늘로 올라가죠. 여기서 핵심은 강풍이 아닙니다.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마주치는 역경이 아니라 구멍을 뚫고 대비하는 내 자세와 마음가짐입니다.”
실패후 더 큰 성공 만드는건 ‘소통력’ … ‘사랑·존중’의 관계 맺어라중에서

글쓴이는 회복탄력성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실퍠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입니다. 실패를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를 만드는 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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