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에게 이종통화 증거금거래를 허용해야 하나?

현재 국내에서 외환증거금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크게 두부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등이 제공하고 있는 원달라증거금거래입니다. 외환은행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 현행 시스템은 제가 경영하였던 넥스트웨어에서 개발했습니다 – 하나은행은 SNbank에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선물사에서 취급하고 있는 이종통화 외환증거금거래입니다.현재 외환선물과 한맥선물 및 KR선물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중 외환과 한맥선물 역시 넥스트웨어에서 개발공급하였습니다.

금융당국은 원화관련상품은 은행에서, 이종통화상품은 선물사에서 취급하도록 업무구분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통법이 통과된 이후 은행에서 이종통화증거금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금융당국에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금융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기도 하고 아니다라고도 하는데….

우선 외환증거금거래란 외환을 주식처럼 거래할 때 사거나 팔고자 하는 외환거래액만큼을 보유하지 않고 일정정도의 증거금 = 거래를 위한 최소금액만을 거래계좌에 입금하면 외환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입니다. 외환에 대한 실수요자를 위한 상품이라기보다는 환율로 투자를 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상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증권선물사에서 취급하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내의 외환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점입니다.

한국은 외환시장이 오직 원달라(USD/KRW)시장만이 존재합니다. 원엔(JPY/KRW)시장도 존재하지 않습니다.그리고 부분적으로 외국계 외환중개회사들에 의해 이종통화에 대한 외환중개시장이 미약하나마 형성되어 있는 단계입니다.? 이 말은 결국 국내은행이 외환시장에서? Market Maker혹은 Liquid Provider로써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뜻입니다. 외환거래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원달라만이 아닙니다. 이종통화, EUR/USD, USD/JPY와 같은 상품들의 거래가 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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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건에서 은행에 이종통화 증거금거래를 허용하게 되면 결국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주 단순합니다.
즉. 원달라상품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시장조성자역할을 하지만 거래규모나 거래량이 많은 이종통화상품이나 다른 원화통화상품에 대해선? 외국 Prime Broker들인 UBS은행,도이치은행등에서 호가을 공급받아 일반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소매영업만을 하게됩니다. 그속에서 일정 수수료를 얻어 수익을 얻는 외엔 역할이 별로 없습니다.? 결국 이종통화상품을 선물사나 증권사와 경쟁하겠다는 것입니다.

은행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증권사를 IB로 육성하겠다고 하는 정책당국이 이런 의사결정을 하려고 하는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현대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정책자료에서 처럼 은행이 원화관련 외환시장에서의역할을 높이도록 하는 방향이 우선이지 않을까 합니다.

4. 원·엔 시장 활성화 방안

우선 엔화 결제 금액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조성자 제도를 도입해야?한다. 구체적으로는 유동성 공급자 제도(LP: Liquidity Provider)를 활용하여 부족한 엔화 유동성을 보충하고, 이후 유동성 증가?추이를 보아가면서 전문 딜러 제도(Primary Dealer)로 이행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수급 기반의 확충을 위한?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실수요자(기업) 측면에서는 수출입 엔화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엔화 결제 거래에 대한 환변동 보험 수수료율이나?관세율 인하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보유외화자산 건전성 평가에서 통화별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기준을?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이 약화되고 제한적인 의미에서의 복수 기축통화 체제가 예상되는 바, 금융기관 외화 표시?자산의 통화별 포트폴리오를 분산하여 위험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굳이 은행에서 이종통화거래를 하고자 한다면 별도법인을 설립하여 관련된 허가를 받아서 하면 되는 것을 굳이 은행에게 이런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듯합니다.

금융그룹인 외환,신한,국민은행의 경우엔 선물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부문간 결합상품을 개발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놓는 것이 좀더 좋은 방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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