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만에 가벼운 등산을 하였습니다. 최원백님이 작명하신 가벼운 등산(일명 가등)이란 발길가는대로 마음가는 대로 가볍게 산을 오르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배낭 메고? 등산화를 신고 오르지 않아도 그냥 편한 차림으로 길을 나섭니다.
5월 1일. 메이데이입니다. 아마도 뒷동산에 오를 때쯤 여의도에서 노동절집회가 있었습니다. 이천년대 초반까지 집회에 다녀왔지만 요즘은 발길이 선듯 가지 않습니다. 나와 달라서? 그것은 아닙니다. 어디에 속해 있지 않은 이가 가서 함께 하기엔 집회문화가 조직중심이니까~~
가벼운 등산은 서울대공원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과천의 앞동산은 관악산, 뒷동산은 청계산, 옆동산은 우면산입니다. 청계산을 외지에서 찾는 분들은 양재동 원터골에서 올라 국사봉을 지나 망경대로? 이르는 등산로를 애용하지만 과천에서 문원동이나 서울대공원에서 올라 매봉을 거쳐 망경대로 가는 등산로를 애용합니다
무거운 등반이면 망경대로 가서 청계사로 내려오던가, 다시 매봉으로 와야 하지만 가벼운 등산이라 매봉에서 사그막골로 내려왔습니다.
2.
날이 좋아서 오월의 신록이 따뜻한 햇살과 가벼운 봄바람에 어울러져 우리를 맞았습니다. 서울대공원(원숭이학교) 샛길을 거슬러 올라 매봉약수터, 다시 매봉정상까지 쉬엄쉬엄 올랐습니다.
층층나무에 비친 봄 햇살이 너무나 정겨워 한 컷.
봄 햇살에 분홍빛 맑은 속살을 드러낸 진달래 한 컷.
오랜만에 밟아본 매봉 정상은 철근과 나무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케이블카가 있을 듯 하지만 사실 고압선입니다.? 푸르름이 짙어져 가는 청계산은 햇빝을 받아 더욱더 빛났습니다.
3.
몇 년전 소나무 재선충으로 나라의 산림이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작년부터 4대강은 MB라는 바이러스에 걸려 시름시름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청계산도 병이 들었습니다.? 등산로 곳곳에 밑동이 잘려진 전나무들이 눈에 띄였습니다. 참나무시들음병이라고 합니다.? 그린벨트로 묶였던 사그막골 곳곳에 타운하우스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탐욕의 광풍이 휩쓸고 간 청계산엔 개발의 상처만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인간의 손길에 자연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과 한강을 다녀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양재천은 곳곳이 공사입니다. 한강르네상스를 끝내고 있는 서울의 젓줄은? 자연스러움이 사라진 인간의 손때만 가득합니다. 팔당가는 하남시,? 생태를 보존한다고 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재작년 다닐 때 갈대숲이 우거져 사람손길이 닿지 않았지만 이젠 자전거도로로 사람이 쌩쌩 달립니다.? 팔당가는 남양주도 역시 공사로 시름시름입니다.? 시화방조제에서 과천오는 길도 공사투성입니다.
여의도로 가는 길도 올림픽대교밑에서 열심히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사, 공사, 04, 空死…..
행복4강이라고 합니다. 자전거로 도로가 뚫리고 체육시설이 놓이고 의자가 들어서고. 인간의 행복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행복은 자연의 불행, 그리고 가까운 미래엔 인간의 불행으로 다가옵니다.
사람의 흔적이 덜한 곳을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