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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정무위원회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하였습니다. 19일 늦은 3시부터 시작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중앙청산소 설립만을 합의하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를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로 인가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마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CCP 일을 할 것”이라면서 “업무개시는 내년 초쯤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CP가 부산에 오게 돼 많은 금융기관들이 CCP를 통해 장외파생상품거래를 청산할 경우, 수수료 수입 등 부산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부산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에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부산은 파생상품시장의 매매·청산·결제를 모두 아우르는 파생상품 특화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외거래 중앙청산소’ 도입 골자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정무위 통과중에서
아래는 금융위원회의 보도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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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보면 CCP는 G20의 합의 사항이기도 하지만 파생상품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므로 민주통합당이나 진보정의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쟁점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대체거래소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앞서 국제신문을 다시 보면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조성렬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대표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 외에 복수거래소 설치를 가능케 하는 법 조항이 이번 국회 처리과정에서 빠진 것은 부산을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CCP 업무는 파생본부가 있는 부산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산을 고려한 정치적인 결정입니다. 대체거래소는 무산된 것일까요? 앞서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다음 국회 회기때까지 나머지 개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복수거래소와 대체거래소를 다시금 정의를 해보죠. 복수거래소는 말 그대로 여러개의 거래소라는 뜻입니다. 대체거래소는 거래소를 대체하는 거래소일까요? 정확히 말하면 법적인 의미로 거래소는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다자간매매체결회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8조의2(금융투자상품시장 등) ① 이 법에서 “금융투자상품시장”이란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을 말한다.
② 이 법에서 “거래소”란 증권 및 장내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형성과 그 매매, 그 밖의 거래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373조의2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는 자를 말한다.
③ 이 법에서 “거래소시장”이란 거래소가 개설하는 금융투자상품시장을 말한다.
④ 거래소시장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증권시장 : 증권의 매매를 위하여 거래소가 개설하는 시장
2. 파생상품시장 :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위하여 거래소가 개설하는 시장
⑤ 이 법에서 “다자간매매체결회사”란 정보통신망이나 전자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동시에 다수의 자를 거래상대방 또는 각 당사자로 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매매가격의 결정방법으로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이하 “매매체결대상상품”이라 한다)의 매매 또는 그 중개ㆍ주선이나 대리 업무(이하 “다자간매매체결업무”라 한다)를 하는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를 말한다.
1. 경쟁매매의 방법(다만, 매매체결대상상품의 거래량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
2. 매매체결대상상품이 상장증권인 경우 해당 거래소가 개설하는 증권시장에서 형성된 매매가격을 이용하는 방법
3. 그 밖에 공정한 매매가격 형성과 매매체결의 안정성 및 효율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
2011년 자본시장 제도개선 민관합동 위원회 2차회의를 보면 대체거래소와 복수거래소를 놓고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자본시장 인프라 육성을 위해서는 복수의 정규거래소 허용보다는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이 보다 효율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대체거래시스템은 매매체결 등 정규거래소의 금융투자상품 유통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전자적 거래시스템을 말합니다. 합동위에서는 대체거래시스템을 금융투자업 인가가 필요한 안으로 정의하는 한편 상장주식의 대체거래시스템 거래를 허용한 뒤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복수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모두를 담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자본시장에 복수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모두가 필요할지 의문입니다. KRX도 신규상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증권시장이 등장할 가능성을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복수거래소로서 파생상품시장을 떠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부산에 파생상품시장이 있으므로 새로운 파생상품시장은 서울에 본사를 둘 확률이 무척 높습니다. 그러면 서울이 부산을 잡아먹는 상황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부산의 반대를 불러왔습니다. 그렇다고 대체거래소를 무산시켜야 할까요? 앞서 합동위의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들어있습니다.
대체거래시스템을 금융투자업 인가가 필요한 안으로 정의
이를 확대하면 현행 자본시장법으로도 대체거래소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움직이려면 시장참여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요즘과 같은 불황에 선뜻 나설 증권사들이 있을지. 공이 시장으로 넘어 왔지만 다시 공이 국회로 넘어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