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증권산업 위기론?

1.
다시금 증권산업 위기론이 등장하였습니다. 제1차 증권산업 위기론이 등장한 때는 이천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위탁영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건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수수료 경쟁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이 때 등장한 화두가 ‘구조조정론’입니다. 구조조정론을 이야기했던 관료와 학자들은 ‘대형투자은행’과 ‘중소형전문회사’로 증권산업을 재편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자본시장구조를 개혁하자고 했습니다. 이를 위한 통합거래소를 만들었고 자본시장법을 통합제정하였습니다.?그로부터 4년이 지났습니다. 제2차 증권산업 위기론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경제신문들이 앞 다투어 기획기사를 내보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입니다.

[위기의?증권산업] (상) 증권사 수익성 추락
[위기의?증권산업] (중) 파생상품 규제 강화?
[위기의?증권산업 (하)?위기극복 해법

현재 증권산업이 위기라는 근거가 되는 숫자는 수익성입니다. 수익성의 근거는 위탁영업의 숫자들입니다. 숫자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2008년 금융위기부터 이어져온 글로벌위기가 가장 주요한 원인입니다. 아무리 내적인 요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외국인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자본시장은 외국인의 영향력아래 있을 수 없습니다. 흔히 증권산업을 천수답산업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면 “경기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이 세상에 있는지?”를 질문하고 싶습니다. 비판하는 사람들이 목적을 합리화하기 위해 붙인 말입니다.마찬가지입니다. 현재 한국내 다른 산업도 수익성 악화로 힘들어합니다. 증권산업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골드만삭스, 부유층 고객 위한 프라이빗뱅크 구축

2.
수수료전쟁중에 나온 제1차 증권산업 위기론과 달리 제2차 증권산업 위기론은 관주도의 구조조정중에 나왔습니다. 제 1차 위기론의 결과인 자본시장법을 시행하면서 금융위가 맨 처음 한 것은 경쟁의 확대였습니다. 금융위가 가진 허가권을 이용하여 시장 참여자를 늘렸고 목적을 갖고 시장에 개입하였습니다.

경쟁의 확대 -> 수익성 악화 -> 자발적인 M&A -> 증권산업의 대형화와 전문화

지난 4년을 보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였습니다. 또다시 등장한 증권산업 위기론은 천수답산업론 만큼이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위기론이 이야기하는 대안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파생상품에 대한 금융위의 정책을 변경하라고 합니다. 2011년 ELW건전화방안이후 금융위는 ELW, FX, 지수옵션 등 위험성이 많은 거래를 규제하는 정책을 취했고 사실 이로 인하여 거래는 대폭 줄었습니다.
둘째 자본시장의 조정을 위하여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서둘러 통과하라고 합니다. 대체거래소와 같은 시장구조 보다는 금융종합투자사업자와 같은 IB를 염두에 둔 발상입니다.

현재 증권산업 위기론을 유포하는 핵심 목적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19대국회 정기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진짜로 증권산업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하면 아무도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합니다. 다만 가능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가능성일까요? 아마도 증자한 자본금을 이용하여 FICC와 관련한 트레이딩부분을 집중 육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헤지펀드를 통할 수도 있고 자체트레이딩부문을 키울 수 있습니다. JP Morgan이나 Goldman Sachs와 같은 모델입니다. 그런데 리먼브라더스 이후 투자은행 모델은 국제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고 국제적인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하더라도 상품자체가 갖는 위험성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JP Morgan의 London Whales사건도 한 예입니다. 또다른 기사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예금과 대출 업무까지 취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격적 투자로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투자은행의 대명사격인 골드만삭스가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안정적인 대출 영업을 확대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악화된 영업환경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소액의 예대마진 수입이라도 올리겠다는 골드만삭스의 위상이 그만큼 추락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가 회사 내부에 부유층과 기업 등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인하우스(in-house) 은행을 설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위상 추락중에서

위의 기사는 “지금은 성장을 말할 때가 아니고 생존을 말할 때”라고 말합니다.

3.
다시금 원인으로 돌아가보죠. 증권산업 위기의 원인을 무엇으로 하든 그 핵심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있습니다. 허가권을 가지고 과당경쟁을 만든 장본인도 금융위원회이고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가한 것도 금융위원회입니다.

또다시 찾아온 증권산업의 위기. 이제는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지않을까요? 지난 10년 국가가 주도하는 금융산업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현재의 위기가 증거입니다. 위기를 벗어날 대안을 관치에서 찾는 우를 범하지 말고 관치에서 벗어나는 방법에서 찾는 것이 현명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최소규제, 핵심규제, 시장개방, 공정경쟁

규제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 및 위험관리에 두어야 합니다.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야 합니다. 소비자 보호와 위험관리가 가능하면 진입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과당경쟁이 아니라 공정경쟁이 되어야 합니다. 경쟁력이 있으면 흥해야 하고 없으면 망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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