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웨어를 처음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금융산업은 자본주의의 핵심이기때문에 영원히(?) 부침없는 산업이다.그래서? 금융산업에서 한우물을 파면 무언가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현재까지 금융산업언저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IT이긴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회사를 하면서 많은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실행을 해보았습니다. 87년이후 IMF이후 금융기관이 위축되어 있을 때 도전하였던 것이 게임서비스와 인터넷서비스입니다. 저 스스로는 92년부터 “참세상”을 했던 경험때문에 개인을 상대로 인터넷 혹은 PC통신서비스로 수익모델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경험때문에 이후에 이런 쪽으로 고민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넥스트웨어의 구성원중에 한국기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기원서비스를 초창기에 개발했던 경험 – 물론 서버는 제가 옛날에 했던 “바른정보”에서 개발하였습니다 – 을 살려서 외부업체와 제휴해서 게임서비스를 하자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기원때 협력하였던 업체와 손을 잡고 온라인바둑서비스를 개발해서 서비스를 같이 하였습니다. 또 “나우콤”과 협력해서 고스톰 및 포카서비스를 개발하였습니다. 아마도 2000년 전후일 듯합니다. 이 때문에 2000년전후로 회사의 내부에서 “게임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냐 아니면 금융SI로 방향을 잡을 것이냐”를 놓고 내부논쟁을 벌였습니다. 대략 풀빛컴퓨팅에서 온 분들은 게임쪽은 선호하였고 저는 금융SI를 선호하였습니다. 결과는 저의 입장대로 회사방향을 잡는 것으로 하고 게임사업을 구상하였던 분들은 “나우콤”에 입사하는 형식으로 사업유지를 하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지는 두번째 외도입니다.
그런데 첫번째 외도는 좀더 파격적이었습니다. 1998년도 IMF중에 너무도 회사경영이 어려워서 “나우콤”에서 일하시는 선배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Usenet을 사용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었고 이를 통해 온갓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돈을 벌 생각을 하였습니다. 바로 “Usenet 서비스라는 형식을 띤 성인정보서비스”입니다. 유즈넷의 뉴스그룹을 보면 alt.binaries.***라는 뉴스그룹은 성인자료 및 프로그램등등의 정보를 무한대로 얻을 수 있었기때문에 미국에서 Tera단위로 데이타를 저장하고 있는 업체를 해외제휴선으로 해서 이야기와 같은 PC통신프로그램에서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유료서비스를 기획했던 것입니다. 이 서비스기획안은 “나우콤”에서 받아드려져서 몇개월개발을 하고 내부 시험서비스까지 마친 상태에서 **월 **일에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나우콤과 합의까지 하였습니다. 사실 이 때 회사가 너무 어려워서 한 일년동안 서비스를 하고 문제가 되면 제가 대표로 징역살 각오로 서비스를 하자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나우콤”영업담당자였던 대학교동창이 서비스하루전에 “너무 위험하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포기선언을 하였습니다. 이사람은 현재 다음의 부사장으로 있습니다.(^^) 몇개월동안 투입된 비용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한 우물을 파야 하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의 두번에 걸친 외도를 접고 금융SI를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실행하였고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약 10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왜 다른 일을 하지 않느냐,,다른 것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여러차례 의견을 주었지만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사업모델을 찾지못했습니다. 물론 사업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돈”을 잘벌고 그 사업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그것으로 “성공”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꼭 이쪽에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고집때문인지는 몰라도 한 길을 걷게되었습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지만 경영자의 변화,변신은 유죄일까요,무죄일까요? 물론 답은 없습니다. 어떤 기업은 변화를 모색해서 성공을 한 기업도 있지만 어떤 기업은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기업도 있거든요.
요즘 정치를 보면서 내가 그자리에 있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열린우리당을 놓고 – 저는 지난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을 찍었습니다. 정당투표는 민노당을 했지만 – “도전도 해보지 않고 폐업하자고 하느냐”는 입장과 “도전해서 실패하지 않았냐..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때다”라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렇죠…사업이 어려울 때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나, 아니면 계속 가야 하냐라는 고민을 하는 것처럼…정치는 현실이지만 이상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선택을 하면 이상을 중심에 놓는 것이 맞지않을까 합니다. 그렇지만 기업에서는 역시 숫자가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실패한 것도 결국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았냐라는 관념적인 논리가 아니라 각각의 경우 예상되는 수익예측이 어떤지를 보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것이 힘들면 현재확인가능한 수준에서 유지가능한 회사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냉철히 판단해서 그 수준으로 감원을 했어야 하는데….
다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실패라고 낙인을 찍히더라도…
정치인이면 최소한 한 우물을 파야 하지 않을까…나중에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YS처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한두해 사업을 해보고 성공실패가 결정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그렇지 않은 것이 사업인데….일가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나의 혼과 열정을 – 아니 직원들의 혼과 열정을 담은 제품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시장에 인정을 받도록 노력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금 출발선에 섰습니다.세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는 흑자기업을 만드는 것
둘째는 제품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물론 저의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입니다)
셋째는 우리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이 외국기업이도록 하는 것….
금융SI를 하면서 “노가다”같은 취급을 받지 않고 제품으로 당당히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게끔 하고 싶습니다. (노가다라고 육체노동자를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