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제안서 쓰기

1.
펜더믹동안 SNS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HomeLab입니다. 개발자들이 집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에 개발환경을 구축해놓은 사진을 올렸죠. 저는 사무실이 집 지하라 사무실이 곧 HomeLab입니다. 작년 가을 사무실을 대정비를 한 후 새식구를 맞았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한 Xeon 2650이 두개 달린 서버, 고객사가 운용용으로 사용하던 Rack Server 두대입니다. 중국보드는 최초 구매후 하자가 생겨서 다시 중국에 보낸 후 육개월 걸려서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노력을 하니까 정상 동작을 하여 OS를 설치하였습니다. 이중 Xeon은 Rocky Linux 8.5 를 설치하였고 Rack Server중 한대는 Clean Linux를 설치한 후 10G 카드 드라이버를 설치하였습니다. 버전관리가 달라서 Kernel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IBM Desktop은 Centos 8.3를 운용중입니다. 자그마한 박스 두개는 Raspberry Pi 3B로 만든 서버입니다. Redmine을 운용중입니다.

모든 서버는 KVM Switch로 연결했습니다.Rocky Linux와 Centos는 거의 똑같네요. 설치화면도 비슷합니다. Clean Linux는 설치환경이 무척 다릅니다. 성능 축정을 하는 일이 남았는데 10G환경이 없어서 SFP와 RJ45를 같이 사용하는 스위치를 알리에서 구매하여야 할 듯 하네요.ㅠㅠㅠㅠ

여기에 Elementary OS를 설치한 Desktop PC와 Dell Notebook까지. Windows는 저멀리 보낸 환경입니다

2.
몇 주전에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몇 주동안 제안서를 계속 써야 하는 때입니다. 이번주가 시작이라 RFP를 살펴보고 요구사항을 어떻게 구현할지 구상합니다. 사실 신경이 쓰여지는 부분은 문서 자체입니다. 눈도 침침한데 파워포인트로 창작하여야 하는 고통입니다. 이번 주 신문이나 방송을 꼼꼼히 보지 않았습니다. 작업중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는 정도입니다. 기억에 남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합니다. 대법원 판결이후입니다. 분노의 감정보다 우울함입니다.

아프다고 합니다. 힘들다고 합니다. 온전히 스스로 지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합니다. 무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지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픔의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일상이 이어지고 예정했던 제안서를 쓰면서 점점 사라졌습니다.

3.
제안서를 쓰기 위해 몇 년만에 가산디지탈단지를 찾았습니다. 모 회사로 방문하는 길이 무척 많이 바뀌었습니다. 회사 사무실이 마지막에 있었던 곳이 가산디지탈단지입니다. 예전에 입주했던 건물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주변은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이 빽빽하게 들어섰습니다.

몇 주동안 제안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을 끝으로 제안서를 정리하였지만 제안서를 쓰면서 느낀 점이 참 많습니다.

먼저 제안서의 수준이 예나 지금이나 목차 나열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서로 충돌하는 요구사항이 있고 어떻게 그림을 그리냐에 따라 업무량이 달라지는 요구사항도 많습니다. 예산은 고정입니다. 그런데 RFP에 담긴 그림은 수천가지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방문과 질문을 했죠. 다양한 가능성중 한가지 모양으로 큰 그림을 그려서 진행을 하는데 완전히 반대의 응답이 왔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둘째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기술적인 방식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고객은 꼭 특정한 제품을 요구합니다. 그것도 가격이 높은 제품을 요구합니다. 해당 제품으로 얻을 수있는 이익이 가격에 비례하지도 않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 스타트업이나 디지탈기업들이 앞 다투어 오픈소스를 채용하는데 금융회사는 뭘 믿고 상용소프프퉤어를 고집할까?”

반드시 상용 제품을 써야 하는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데 상용제품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안정성이라는 외투를 입고 싶거나 세상은 바뀌는데 나의 경험만이 진리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셋째 인력난, 인력난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진짜로 인력난이 심각하더군요. 몇 년전 함께 일했던 분들에게 연락을 드렸지만 모두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더군요. 나이도 적지 않은데… 혹시나 해서 인력중개하는 분에게 연락을 해도 돌아오는 답은…

“사람 없어요 ㅠㅠㅠ”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금융회사들이 선호하는 SI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더군요. 한국의 SI문화도 바뀔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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