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중 5% 규정은 처음부터 논란이었습니다. 이제 8월 7일이면 입법예고 기간이 끝납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고 하면 원안대로 공포할 듯 합니다.
위의 그림은 보면 금융위가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을 포기하고 노골적으로 한국거래소를 거듭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5%규정을 만든 곳이 한국거래소라고 합니다. 맞든 틀리든 절묘한 한수입니다. 자본시장법의 정신은 살리는 척 하면서 내용으로는 한국거래소만의 독점시장이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가 5%규정이기때문입니다.
2.
만약 제가 한국에서 대체거래소를 설립하고자 하는 기업의 대표, 예를 들면 SBI Japannext의 대표라고 하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먼저 한국거래소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고 복수거래소와 대체거래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강한 부산을 찾습니다. 금융중심지로서의 발전전략을 가지고 있는 부산이지만 금융으로 혜택을 보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딸랑 본사가 부산에 있고 업무는 서울에서 이루어집니다. 많은 기대를 하였던 부산라우터와 부산IDC도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부산시를 방문하여 부산시와 MOU를 맺습니다. “SBI가 한국의 증권사와 합작하여 설립한 대체거래소인 SBI Koreanet의 본사와 운영시설을 부산에 위치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SBI의 입장에서 보면 부산이 여러모로 매력적입니다. 이미 SBI 금융그룹은 LG CNS와 함께 부산에 대형 데이타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SBI그룹이 한발 더 나아가 대체거래소를 부산에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부산지역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물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을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이 부산출신입니다.
이제 SBI Japannext는 SBI 그룹 회장인 손정의씨의 방한을 추진합니다.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박근혜정부에게 손정의씨의 방한과 지지표현은 무척이나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전에 협의할 것이 많겠죠. 대통령을 면담하려면 그에 맞는 선물도 준비해야 하고 일정도 맞추어야 합니다. 선물중 하나로 SBI 금융그룹의 한국진출을 담습니다. 그리고 미국 GM회장이 방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를 합니다.
한국에 8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려면 (자신들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통상임금 문제를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고 한국 경제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다. 꼭 풀어 나가겠다.
어떤 건의를 하면 좋을까요?
한국에 다자간매매체결회사를 설립하고자 한다. 그러면 5%규정때문에 쉽지 않다. 해외투자자나 금융투자회사들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완화해주었으면 좋겠다.
혹시 모르니까 하나더 합니다. 부산을 방문합니다. LG CNS와 합작한 데이타센터를 살펴보고 부산은행을 방문합니다. 이런저런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부산은행에 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 참여를 요청합니다.
3.
이정도 수준이면 충분할까요? 대체거래소의 법제화와 인허가는 ‘정치’로 보았습니다.자본시장법은 위임이라고 했지만 위임한 업무가 비즈니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고 현상유지론자들의 발언권을 약화시키지 않는 한 경쟁체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규정은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시행령을 발표할 때 근거자료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머리속에서 나왔겠지만 알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경쟁체제를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독점체제를 선호하는 집단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돌파할 방법은 정치를 해야 합니다. 5%가 아닌 다른 숫자가 이익인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금융투자협회를 포함한 금융투자회사들은 몸을 사립니다. 감독당국의 눈에 벗어나면 피를 보기때문입니다. 피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나서야 합니다. 아니면 국회 정무위원회가 5%규정이 자본시장법이 내세운 경쟁시스템을 만드는데 유효한지를 따져야 합니다. 필요하면 정무위원회가 나서서 공청회를 하여야 합니다.
저를 아는 사람이면 한번쯤 들었던 내용을 글로 옮겼습니다. 그저 법위에 군림하는 시행령에 대해 – 아니면 시행령의 정신을 누군가 따졌으면 합니다.
거래상품이 주식만일 때 서울이 아닌 부산에 ATS를 설립한다는 것이 속도면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서울에 위치한 증권사들과의 협업도 힘들어지는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것이겠지요? 지역간의 갈등 등 전혀 무관한 맥락의 정치이슈가 ATS도입 여부의 핵심적인 쟁점이라니 별로 고무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GM회장 나오는데서 뿜었습니다^^ 그런데 소프트뱅크 그룹과 SBI그룹은 별개의 독립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다폰 인수를 위해서 당시 소프트뱅크의 금융투자부문이었던 소프트뱅크파이낸셜 지분을 그룹 내 2인자에게 마저 매각하게 되었고 이 2인자가 경영권도 인수하였습니다. SBI라는 사명도 더이상 SoftBank의 이니셜이 아니다라고까지 발표했었다고 들었습니다. ㅎ 아무튼 그래서 국내 시장 행보에서도 SBI Japannext와 손정의 회장과는 이해관계가 없을 겁니다.
ATS가 특정한 고객을 전략적 대상으로 할 경우 KRX와 같은 여의도에 있는 것과 부산에 있는 것중 어느 것이 좋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부산이 좋지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5%전후한 숫자를 만드는 전략은 부산이 유효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SBI와 Softbank가 별개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간접적인 지원을 요청하면 하지 않을까요? 더구나 Softbank는 이트레이드증권으로 한국과 인연이 있는 곳이니까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부적인 방법보다는 정치적으로 문제를 푸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네요. 최소한 5%전후한 숫자를 만드는 전략에 대해서 고민해봐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부산에 설립하는 것도 상당히 이상적인 안이군요.
ㅋㅋㅋ 고민의 맥락을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최초 생각은 부산과 광주에 각각 ATS를 설립하여 금융위원회가 자의적으로 생사여탈권을 쥐지 못하도록 하자는 생각이었죠. 부산과 광주=여야=국회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ㅎㅎㅎ 역시 그렇군요^^;
몇 곳에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지방에 가기 싫어하더군요. 서울에서 꼭 대체거래소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렇게 해서는 별 가망이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