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개방형 OS, 지속가능할까?

1.
티맥스가 다시금 OS를 들고 나왔을 때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무슨 배경이 있으리라 생각을 했지만 그 지점에서 멈췄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정사업본부의 개방형OS 도입기사를 읽었습니다.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국내 PC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에 대해, 우정사업본부가 정부 기관 중 최초로 국산 OS 채택을 목표로 한 사업에 본격 돌입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21일부터 전직원 4만여명을 대상으로 4개 OS를 내부 평가해 새로운 공식 OS로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한다.4개 OS는 MS 윈도, 티맥스오에스(티맥스소프트 관계사)의 ‘티맥스 OS’,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보안기술연구소·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한 ‘구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개발한 ‘하모니카’ 등이다. 우정사업본부는 4개 OS에 대해 1차적으로 동시접속자 수를 500명씩으로 설정해 내부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평가를 진행한 뒤 사용자가 몰리면 동시접속자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MS 윈도에만 동시접속자 수를 최대 3000명으로 제한시키는 조건을 부여할 예정이다. 본부 관계자는 “윈도에 3000명이 넘는 사용자가 접속할 경우 인터넷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느려져 사용하기 불편해질 것”이라며 “나머지 3개 OS에 대해서는 동시접속자 수가 3000명이 넘을 경우 이에 맞춰 시스템 상한선도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정사업본부가 윈도에만 ‘차별적인 조건’을 부여하는 것은 사실상 윈도 독점에서 벗어나 최대한 국산 OS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OS ‘윈도 독점 깨기’ 나선 정부중에서

우정사업본부가 매년 말 여는 2019년도 우정정보화 투자사업 설명회 자료를 보니까 관련 사업소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좀더 뿌리를 찾아 가보면 미래창조과학부 시절인 2014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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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XP가 Windows 7로 바뀐 점만 빼면 기본적인 정책은 유지되고 있고 이의 연장선에 행정안정부와 국방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도 개방형 OS 연장선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정부가 2019년 개방형 OS 도입 추진, 정부 PC 환경에 새로운 변화 예고를 통해 개방형 OS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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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방부 국방전산정보원은 국군 사이버정보방 컴퓨터·OS 교체 사업을 통해 개방형 OS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국방부와 국방전산정보원이 발주한 240억원 규모 사이버지식정보방(사지방) PC 및 운용체계(OS) 교체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맥스가 선정됐다. 이 사업은 국방부가 윈도 대신 개방형 OS를 사용하기로 결정, 발주 전부터 업계 관심이 컸다.코맥스는 하모니카를 개방형 OS로 채택해 사업을 제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모니카는 옛 미래부와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2013년 2억원을 투입해 만든 리눅스 기반 개방형 OS다. 인베슘(INVESUME)이 상표권을 갖고 있다.
국방부 사이버방 개방형 OS로 ‘하모니카’ 낙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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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 10주년 / 한국의 개방형OS①] 정부, 개방형 OS 전환 서두르는 이유는?
[딜라이트닷넷 창간 10주년 /한국의 개방형OS②] 내년 1월 중단되는 윈도7 지원, 리눅스 생태계 살아날까
[딜라이트닷넷 창간10주년 /한국의 개방형OS③] 한국형 리눅스OS, 3파전으로?
[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한국의 개방형OS④]공공 개방형OS 도입 코앞…보안 “이상無”
[딜라이트닷넷 창간 10주년 / 한국의 개방형OS⑤] “호환성 강화” 보안기업과 손잡는 개방형OS

2.
개방형 OS의 도입을 이야기할 때 꼭 화두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리눅스 배포판도 많은데 굳이 티맥스OS, 구름OS, 하모니카와 같은 정부가 주도하여 개발한 OS를 사용하여야 하느냐” 입니다. 어떤 분이 이와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공개SW 2019 상반기결산 ③]특정 OS 종속성 탈피를 위한 정부·공공기관 개방형 OS 단계적 도입 확대 에 댓글로 올렸습니다. OSS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공감이 가시나요? 공개소프트웨어의 통제관리를 위해 특정한 사업자가 필요하더라도 사업자가 꼭 배포판 공급사업자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2. 꼭 하모니카를 써야 하나요?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데비안, 우분투 등 놔 두고 뭔가 새롭게 만들려 하는 까닭을 모르겠네요.

– 공개SW 산업에 대한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과 국내 인터넷 사용자 환경(국산 장치 및 프린터 드라이버 호환성, 인터넷뱅킹, 인터넷쇼핑 등)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참고로 각국에서도 개방형 O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LiMux(독일 뮌헨시의 10년(2003~2013) 프로젝트, 2003~)
– Kylin(중국, 2013~), Synergy(러시아, 2014~), 붉은 별(북한, 2009~)
– SELinux(미국(NSA + Red Hat), 1998~), LPS(미 국방부, 2011~)
– BOSS(인도, 2007~)
– BTRON(일본 도쿄대, 1984~)

개방형 OS이라는 말은 필요에 의해 수정이나 삭제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요구에 따른 OS입니다. 이를 기업내 PC의 통제와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2009년에 기업내 PC와 통제권, 기업내 PC와 통제권 II라는 글로 이와 비슷한 고민을 끄적인 적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비용절감이 아니라 개방형 OS를 요구에 따른 최적화로 접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를 위해선 조직내부에 오픈소스를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전제로 합니다.

금융회사들이 리눅스를 주로 서버용 OS로 도입합니다. Unix To Linux전략의 일환입니다. 다만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아니라 핀테크기업들의 경우 데스크탑OS를 꼭 윈도우로 해야할지 고민했으면 합니다. 유행처럼 OS X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용이 문제입니다. 리눅스도 훌륭한 데스크탑 OS입니다. 저의 경우 ElementaryOS, POP!OS, Manjaro와 같은 배포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모니카도 사용해보았지만 네트워크를 이중화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라면 배포판이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구글과 같은 IT역량을 확보할 수 없지만 g리눅스를 만든 구글의 문제의식을 참고로 하면 좋을 듯 합니다.

-대체 구분투의 정체가 뭔가

알다시피, 구글에서 쓰는 우분투 리눅스를 부르는 별칭이다. 솔직히 말하면 별 거 아니다. 단순히 우분투 표준 배포판에 가벼운 ‘스킨(skin)’을 씌운 거라 생각해라. 캐노니컬의 공식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데스크톱용 리눅스 정식판과 기능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꼭 리눅스(구분투)를 써야 하나

실질적으로 장려되긴 한다. 사내 개발툴이 기본적으론 전부 우분투용이니까. 전사적으로 우분투 기반의 리눅스PC를 쓰긴 하는데 애플 맥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컴퓨터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직원들의 업무용 시스템을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 운영체제(OS)뿐 아니라 다른 기술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G메일이 안 맞는 엔지니어는 유닉스 셸 문자기반 메일클라이언트 ‘파인(pine)’을 써도 ‘괜찮다(fine)’는 얘기다. 다만 직원들이 윈도를 쓰려면 반드시 우리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 보안 문제가 워낙 유별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보안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윈도용 개발툴은 유연성이 떨어지고, 무겁다.

-‘구분투’를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쓰나

구글 사내 우분투 사용자는 수만명이다. 그래픽디자이너, 엔지니어, 관리자, 영업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다. 일부는 유닉스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켄 톰슨같은 엔지니어고, 더러는 자기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사용법만 빼면 컴퓨터라곤 당최 모르는 일반인이다.

-그 많은 데스크톱을 한꺼번에 관리하려면…

우리는 모든 사내 우분투 데스크톱을 관리하기 위해 패키지 관리 프로그램 apt와 데스크톱 관리툴 퍼펫(Puppet)을 쓴다. 이 기술들은 구글 데스크톱 관리팀이 PC를 빠르게 제어하고 관리하도록 돕는다. 이 작업이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재부팅 한 번에 날아가는 돈이 인스턴스당 100만달러 수준이거든.

-리눅스를 기본 채택한 게 안정성 때문인가

사실 아무리 리눅스라도 데스크톱에서 오래 쓰이면 문제가 생긴다. 사용자들의 PC는 언젠가 문제를 일으키게 돼 있다. 대응체계를 처음부터 실패에 대비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아무일도 생기지 않길 바라는 건 전략이 아니니까. 구분투의 비밀은 데스크톱에 깔린 액티브모니터링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심해지면 우리 데스크톱 관리팀이 여력이 되는만큼 워크스테이션을 지원한다. 개발 사이클이 돌아가게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

-보안상 유리한 측면도 고려한 건가

리눅스라도 데스크톱 사용시 구멍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는 우분투 배포판에 기본 탑재되는 프로그램 일부분을 잠재적인 보안위협으로 인식시켜 차단한다. 외부 서버에서 사내 자원을 호출하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 차단 대상에 포함된다. 우리는 사내에서 자체 사용자 PC 네트워크 인증기술도 쓴다. 우리 회사 시스템을 모든 사람들이 해킹하고싶어하는 목표로 취급하고 있어서다. 구글이야말로 보안 규정이 매우 엄격한 회사다.
구글 PC용 리눅스 ‘구분투’ 비밀 밝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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